서로 사랑으로 종노릇 하라

11일, 2026. 1. 11. 설교말씀을 묵상하며

by 운아당
서로 사랑으로 종노릇 하라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 (갈라디아서 5: 13)





오늘 설교 말씀을 들으며 제 마음에 오래 머문 단어는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자유를 얻은 사람에게 다시 서로 종이 되어라는 이 역설적인 말씀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제 일상의 자리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말씀은 추상적으로 머무르지 않고, 오늘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바울이 이 편지를 기록하던 로마제국 시대는 노예가 너무나 익숙한 사회였습니다. 인구의 약 20퍼센트 이상이 노예였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수천 명의 노예를 소유하기도 했습니다. 노예는 사람이 아니라 물건이었고, 짐승처럼 취급받으며 비참한 삶을 살았습니다. 한 번 노예가 된 사람은 영원히 노예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대에 복음은 놀라운 선언을 합니다.
너희는 자유인이라는 선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죄에서 자유를 얻었고, 사탄의 지배에서 자유를 얻었습니다.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선언입니다. 사회적 신분이 즉시 바뀌지는 않았지만, 영혼은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겠습니까. 죄에서 자유를 얻었고, 사탄의 지배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자유를 얻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 자유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자유를 육체의 기회로 삼지 말라고 말합니다. 방종의 핑계로 삼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뜻밖의 말을 덧붙입니다.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

이 말은 자유를 포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유가 주는 위기를 이기는 길입니다. 자유를 오해하면 방종으로 흐르기 쉽고, 두려우면 다시 율법의 종으로 돌아가고 싶어 집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얻은 자유는 사랑으로 섬기기 위한 자유입니다.


요즘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생각 하나 있습니다. 제 주변을 돌아보면 나이 드신 분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몸은 점점 불편해지고, 병원에 갈 일은 잦아지지만, 함께 갈 사람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벗이 필요하지만 하루 종일 아무와도 말하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마음 한편이 자주 무거워집니다. 그리고 기도하게 됩니다. “하나님,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갈라디아서의 말씀처럼, 우리는 은혜로 자유를 얻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 자유는 나만 편해지기 위한 자유가 아니라,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기 위한 자유라는 사실을 오늘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종노릇 하라는 말씀은 억지로 희생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성령의 도움을 받아 기꺼이 이웃의 곁으로 가라는 초청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기도합니다.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게 해달라고, 그리고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나이 드신 분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말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으니, 실제로 도움이 되는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합니다.


병원에 갈 때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도록 작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날씨 좋은 날에는 함께 산책하며 숨을 고르고, 혼자 먹기 쓸쓸한 날에는 함께 식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복잡한 행정 서류나 휴대폰 하나를 앞에 두고 막막해하는 분들과 함께 앉아 천천히 설명해 드리는 시간도 필요할 것입니다.


또 어떤 날에는 아무 해결책 없이, 그저 외로움을 들어주는 시간이 가장 큰 섬김이 될지도 모릅니다. 말하지 못하고 쌓아두었던 마음을 꺼내놓을 수 있도록 옆에 앉아주는 것, 그것도 사랑으로 종노릇 하는 한 모습일 것입니다. 취미를 나누고, 소소한 배움을 함께하며, 마음을 돌보는 작은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은 소망도 제 안에 있습니다.


이 모든 생각을 하다 보니 한 가지 분명해집니다. 이 일은 제 결심만으로는 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 안에는 여전히 귀찮아하는 마음도 있고,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고 싶은 옛사람의 성품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성령님을 의지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 마음에 사랑을 부어주셨다는 약속을 붙잡습니다. 그 사랑을 오늘 사용하겠다고, 오늘 한 사람에게 흘려보내겠다고 결단합니다.


사랑으로 종노릇 하는 삶은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오늘 내 발 앞에 있는 사람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 일임을 배웁니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기꺼이 시간을 내고 마음을 낮추며 함께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저를 사랑의 종으로 사용해 주십시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게 하시고,
나이 든 이웃의 외로움 속으로 들어갈 용기를 주십시오.
성령님, 제 안에서 역사하셔서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는 삶을 오늘부터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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