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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비 Nov 13. 2016

브런치의 오랜 친구를 만나다.

마음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좋은비입니다. 

새로운 매거진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내용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저에게는 브런치를 통해알게 된 좋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제가 '작가'이고, 제 글을 구독하는 분들을 '구독자'로 규정하고 있지요.

하지만 단지 '구독'만 한다고 보기에는 오랜 시간 동안, 제 글을 찾아와 주시고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우리는 서로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몰라요. 

하지만 이곳에서 나눈 이야기는 때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나누기 어려운, 사랑과 연애와 이별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친구'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해요. 



가을이 깊어가던 어느 주말, 바로 그 '친구' 중 한 명인 마음님을 만났습니다. 








마음님이 처음으로 제 글을 찾아주셨던 건

정확히 1년 전, 제가 가장 아끼는 글인 <07. 헤어진 사람에게>라는 글에서였어요.




(마음님의 첫 댓글)




이후로 마음님은 제가 쓴 모든 글에 찾아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소식을 전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지내왔어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말이죠. 

이곳에 찾아와서 소식을 전해주었던 많은 분들이, 어느 순간 다시 찾아오지 않으시고 말없이 소식이 끊겼던 것과 달리,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결같이 제 글을 반겨주시고, 제가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주셨어요. 


그게 너무 감사해서, 지난여름 마음님과 연락하여 "찬바람이 불면"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답니다. 




원래는 더 일찍 만나기로 했는데, 첫 약속은 제가 실수를 하고 말았어요. 

다행히 두 번째 약속을 잡고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마음님을 만났습니다. 




(아직은 평온했던, 그 날의 광화문 광장)




마음님이 열심히 검색을 하셔서 퓨전 한식당 <사발>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저는 분당에서 출발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는데, 마음님은 서울에 사시면서도 무려 26분이나 늦으셨어요.ㅋㅋㅋ




(째깍째깍, 마음님을 기다리던 식탁)





이윽고 마음님이 오시고, 

우리는 1년 만에 처음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쩜,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인데도 이렇게 하나도 안 어색할 수 있는지!!!

거침없으면서도 활발한 마음님 덕분에, 어색함 1도 없이 만나자마자 폭풍 수다를 떨기 시작했답니다.


브런치가 아닌, 현실에서 "작가"라는 호칭을 듣는 건 처음이었어요. 

그건 참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훌륭했던 점심)





"저 보니까 어떠세요? 생각했던 거랑 비슷한가요?"


"네, 글에서 느껴졌던 느낌이랑 거의 비슷한 것 같은데요! 동글이 안경...ㅋㅋ"




저에게 나이에 비해 어리려 보인다고 칭찬을 해 주시던, 

요즘 소개팅을 "달리고" 있다는 마음님. 


낙지 비빔밥을 말 그대로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다 드시고 카페로 이동을 했습니다 :)






글로는 다 하지 못했던 수다를 떠니 시간이 정말 금방 가더라구요. 



긴 시간, 제가 글을 쓸 수 있도록 북돋워주시고 용기를 주신 게 너무 고마워서

마음님께 작은 책 한 권을 선물했습니다. 






다음번에 만나면, "오빠"라고 부르기로 약속을 하고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혹시나 오해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어요. "브런치에서 글 쓰고 여자나 만나러 다닌다"고 말이죠. 

마음님도 저를 만나러 간다고 주위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이상한 사람이면 어쩌려고!!"라는 우려의 말을 들었다고 해요. 음, 맞아요. 충분히 그렇게 오해하고 걱정할 수 있죠. 

최근 문학계에서 일어난 성추행, 성폭력 사건들을 보면 더더욱 그래요.


하지만, 정말 그런 건 아니었어요.


저는 제가 대단히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언제나 '작가'라는 호칭은 과분하죠. 

평범한 생활인인 제가 글을 쓸 수 있도록 함께해준 친구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어요. 

지금까지는 제가 더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엔 더 많이 듣고 싶었죠.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글 속에서 '주인공'으로 남는 경험. 

저만 드릴 수 있는 작은 보답 중에 하나니까요. 


덕분에 저 역시 정말 특별하고 감사한 경험 하나를 쌓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나와주신 마음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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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대상 출간, <서른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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