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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호 Jul 12. 2024

직접 해본 분을 찾습니다.

해영미로 24화

대부분 소비재의 경우 해외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대형 해외 리테일 사에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적이 있는 세포라, 왓슨스, 코스트코 등 이러한 큰 리테일러들과 협업을 하고, 입점을 하게 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홍보 효과 또한 커지게 되어 해당 회사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주기에 IR 부서에서도 매우 좋아하는 호재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세포라 중동에 입점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에 어려움은 크게 없었습니다. 다만, 긴 여신 기간 즉 대금을 제품 도착 후 45일 뒤에 송금을 받을 수 있었기에 재경부의 독촉을 받았던 부분이 조금 성가셨습니다.


그런데 이후 왓슨에 입점할 경우는 보다 문제가 복잡해졌습니다. 우선 해당 회사 왓슨이 벤더와 사용하는 주문 및 수금 시스템을 익혀야 했고, 더불어 세포라와 같이 여신 기간 또한 길었습니다.


이후 담당해 본 코스트코의 경우, 더욱 손 갈 일이 많았습니다. 세포라, 왓슨과 같이 긴 여신, 복잡한 벤더 시스템은 디폴트로 가져가고, 복잡한 매출 할인 및 운송 방법 등이 더해졌습니다. 이를테면, 코스트코는 수입자가 되지 않기 때문에 중간에 현지 지사 혹은 수입자 역할 대행사를 섭외하여야 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대형 해외 리테일러들과 직접 업무를 하는 일은 너무나 복잡하고, 업무 상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상당히 짊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정통한 총판을 끼고 거래하게 되고, 마진의 일정 부분을 그 대가로 그들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최근 몇몇 업체들이 이러한 마진을 줄이기 위해서인 듯 보이는데, 이러한 대형 리테일러들과 직접 업무를 진행해 본 경력자들을 채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거래하게 되면, 중간 거래선을 끼는 것보다 직접적인 벤더 관계가 되고, 보다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중개 업체를 끼고 사업을 추진해 왔기에, 직접 이들 대형 리테일러들과 거래해 본 경력을 지닌 사원들이 인력 시장에 드물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형 거래선들을 직접 연락하며 관리해 온 경력이 있는 인재들의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대형 리테일러들과 거래를 고집해 온 회사의 모 관계자분들은 이렇게 대형 리테일러들과 거래하는 직원들을 회사 비용과 긴 시간으로 열심히 키워 놓으면, 다른 곳으로 이직해 버려서 매우 속상하디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직원들 개인 행복을 위해 더 좋은 조건을 따라가는 것을 막거나 마냥 붙잡을 수도 없으니 안타깝다고 말입니다. 목마른 회사는 인재를 키워서 쓰고, 돈 많은 회사는 인재를 데려가서 쓰니, 돈이 돈을 부른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또한 대형 리테일러들을 직접 경험해 본 인력이었습니다. 대형 리테일러들과의 직접 거래 진행을 꿈꾸시는 브랜드 혹은 회사가 있으시면 편히 연락 주세요. 연봉과 처우는 알아서 잘 맞춰주시면 좋겠습니다. 중간 총판 마진 조금만 저 주시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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