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싱글 여자로 사는 법 따윈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10대들에게는 인생의 선배들이 다가올 20대의 청춘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대학에 가면 살도 저절로 빠질 거고, 남자 친구도 생길 거고 니 꿈을 펼칠 수 있어.'
10대에서 바라보던 20대는 꿈결 같은 세월들이다.
어서 이 책상 앞을 벗어나 캠퍼스를 누려야지, 내 꿈을 이뤄야지.
그렇게 맞이한 20대가 마냥 파릇파릇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나 즐거웠던 우리는 30대도 그럴 것이라 어렴풋이 생각한다. 20대보다 나은 무언가가 있겠지.
어리석게도.
어떤 언니도 알려주지 않던 '여자 나이 서른'을 친절히 알려주고자 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던 서른 살
이야기 하나
추도식 날이었다. (*추도식-기독교식 제사)
식사를 마치고 대인원의 설거지를 하느라 앞치마를 두르고 서있었다. 등 뒤로 대화 소리가 들려온다.
작은할아버지(돌아가신 친할아버지의 막냇동생이시자 우리 아버지와는 열 살 남짓 차이 나시지만 집안의 굉장한 어른인 듯 모시는 그런 분)께서 내 동생에게 말을 거신다. 아마도 막내딸(고모이지만 나보다 한 살 어린)이 결혼하고 사위의 선물로 여행을 다녀오신 지 얼마 안 돼서 기분이 상당히 좋으셨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을 포함에 일 년에 딱 네 번 뵙는 분이고 원체 말씀도 많지 않으신 분이시라 일방적 덕담을 제외하고는 대화가 전혀 없으신 분인데 대화를 시도하신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사실 동생의 이름을 알고 계시는 것도 깜짝 놀랐다.)
니는 얼굴도 잘 생겼고, 성격도 좋고, 키도 크고, 다 가졌는데 딱 한 가지가 없네.
원체 농담도 잘 안 하시는 분이 이렇게 캐주얼하게 심지어 웃는 얼굴로 '먼저' 말씀을 걸어주시니 다들 진지하게 들어야 하나 가볍게 들어야 하나 고민하는 눈치였다. 할아버지는 내 동생이 뭐가 없는지 누군가가 맞춰주기를 원하셨는지 저 말씀을 하시고는 잠시 텀을 두고 계셨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이었다. 동생이 여쭸다. '네. 그게 뭔데요? '
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