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잠들었는지 모를 밤과
어찌 눈을 떴는지 모르는 한낮
그 사이에 당신이 스쳐갔습니다
망연한 의식 부여잡고
종적을 새기고 싶었건만
궤에 갇힌 듯
정작 몸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눈 뜬 채 망각에 삼켜지며
되뇌기만 수차례
다시 깨어났을 땐
성급한 별 몇몇이 자신을 수놓은 시각
그리고 함께 찾아온 열병
그러나 불덩이 같은 몸보다도
침몰된 당신의 흔적이
폐부를 찔러왔습니다
종일 잔병에 앓아누운 채
대국을 치르는 것보다도
복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지만
꿈에도 좀벌레가 사는지
부스러기만 훑다 맙니다
창백한 낯빛에
주변에선 악몽을 꾸었냐고 물었습니다
앞으로는 얼버무리고
뒤로는 고민했습니다
분명 몸도 가눌 수 없는 꿈이었건만
설움 굽이치게 만들었건만
어쩐지 그리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차마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난밤 이야기>, 이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