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야가 좋다고 했다
멀리 있어도 눈길 안에 머무는
빗줄기도 체온의 합으로 삼켜내는
너는 밀접한 광야가 좋다고 했다
숲이 좋다고 답했다
조우는 틈새에 충만하고
자갈 소리에 체취를 찾는
나는 유유한 수림이 좋다고 했다
동면을 앞두고
얼어붙은 개울을 건너
각자의 굴로 향하며
나는 산짐승처럼 울고
너는 들짐승처럼 울었다
울림은 고목 사이에서 길을 잃고
우리는 서로가 우는 것을 알지 못했다
<산울림>, 이대홍
갑시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