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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Mar 07. 2016

빙하수 속에서의 목격담



그대는 잘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수분을 잔뜩 머금은 적란운처럼

마르지 않는 눈물샘을 가진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어느새부턴가

범람하는 슬픔을 막기 위해

관계에 댐이라도 지었던 것인지

그대는 소리소문없이 그 많던 눈물을 감추었다


그리고 그 댐이 무용이되던 날

둑을 터트리며 쏟아져나온 슬픔들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되리란 것을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살려달란 말 조차 얼려버리는

무자비한 빙하수에 잠겨

나는 그대가 차곡차곡 쌓아온 절망을

단 번에 들이켜야만 했다


나는 빙하수에 잠긴채, 그 위를 걷는 그대를 바라본다

급류에 쓸린 비명은 아득한 곳에서 울리고

멀리서 바라본 그대는


잘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사진 출처 : https://www.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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