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reseaso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ODS Magazine Aug 09. 2021

도쿄 올림픽 이야기

시차 없이 즐긴 스포츠 대회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도 다양한 비하인드가 있었고 새롭게 이름을 알린 선수들이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양궁의 김제덕 선수와 탁구의 신유빈 선수가 생각나네요.



  이번 올림픽은 많은 선수가 최선을 다해 얻은 결과기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보며 ‘오랜만에 시차가 없는 스포츠 이벤트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오늘 해볼 이야기도 스포츠와 시차에 대해서가 될 거예요. 기준은 여름에 펼쳐지는 메이저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축구는 왜 맨날 새벽에 해? 피곤하게"



  어떤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글의 내용입니다. 대부분 우리가 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은 대회마다 개최지를 바꿔가며 펼쳐집니다. 때문에 대륙을 옮겨가며 매번 다른 시차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죠. 특히 대부분의 경기가 펼쳐지는 저녁 시간대는 대부분 한국 시간으로 밤 12시 이후가 되기 일쑤입니다. 시차를 생각하지 않고 본다면 왜 맨날 새벽에 하냐는 투정이 이해될 만도 하죠.





  제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올림픽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입니다. 아테네는 서울을 기준으로 6시간이 느린 곳입니다. 그 때문에 경기들이 한국 시간으로 늦은 오후에 시작해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시 찾아보니 당시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첫 경기 시간이 새벽 4시였다고 하네요. 참 애매한 시간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2012 런던 올림픽은 -9시간, 2016 리우는 -12시간의 시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하면 이번 2020 도쿄 이전까지 제 기억 속 총 세 번의 올림픽이 응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 틀어진 시차에서 펼쳐졌습니다. 이외에도 월드컵의 경우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로는 각각 2006 독일과 2010의 남아공,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에서 펼쳐졌습니다. 이 대회들을 돌아보면 매번 밤 혹은 새벽 시간의 경기를 봤던 것 같네요.



  이번 올림픽은 시차 때문에 밤잠을 설칠 필요 없는 올림픽이어서 좋았습니다. 매번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있을 때마다 새벽잠과 싸워 눈을 비벼가며 TV 앞에 앉았던 기억들도 좋은 추억이지만, 언제 TV를 틀어도 경기가 있는 올림픽은 참 귀합니다. 피곤하지도 않고요. 2002년 월드컵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거리 응원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저가 항공을 활용해 일본에 가서 올림픽을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시차는 스포츠 관람에 있어 꽤 재미있는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새벽에 모두가 숨죽여 보던 경기에서 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아파트 단지가 다 함께 내지른 탄성이라든지, 기숙사에서 몰래 함께 보던 월드컵 경기의 승리에 다른 방으로 달려가 얼싸안았던 순간. 그날은 밤을 새워 경기를 봐서 다음날 내내 골골댔던 것들까지도.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조용히 경기를 보고 등교하는 올림픽도 나름 재미있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치킨을 먹으면서 왁자지껄 응원하는 올림픽도 좋습니다. 그런 경험이 좋아서 도쿄는 어느 때보다 많은 경기를 시청한 올림픽이 됐습니다. 팬데믹이라는 것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다음 월드컵은 6시간의 시차가 존재하는 카타르에서 2022년, 하계 올림픽은 7시간의 시차가 있는 파리에서 2024년 펼쳐질 예정입니다. 모두 밤잠을 설치실 각오는 되셨는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스노우볼 팬더밍> 외 2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