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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S Magazine Aug 29. 2021

<맥락을 팔아라>, 정지원 외

: 이야기로 팔던 시대는 끝났다  |  8월 4주차 마사지 발췌

마사지 삼인조가 읽었던 글 중 구미가 당긴 단락을 공유합니다.

역시 정수는 요약이 아닌 원본에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사견이라는 이름의 양념을 칠 뿐입니다.




<이야기로 팔던 시대는 끝났고>


1. “왕이 죽고 왕비도 죽었다.” 영국의 소설가 포스터는 저서인 <소설의 이해>에서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왕이 죽었다는 사건과 왕비가 죽었다는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스토리지만, 두 사건에 인과관계를 부여해 왕이 죽자 슬픔을 못 이겨 왕비도 죽었다고 표현하면 플롯이 되는 거죠. 우리가 어떤 이야기흥미를 갖고 집중하게 되는 것은 실상 이 플롯의 완성도에 기인합니다. 사건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명확한 의도를 가진 편집이 중요한 것이죠.





<충성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 지금까지 우리는 로열티로 브랜드의 저력을 평가해왔습니다. 브랜드 로열티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행위뿐 아니라 습관적,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로열티를 얻은 브랜드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얻죠. 팬덤은 충성도를 넘어 퍼붓는 사랑에 가깝고, 능동적입니다. 로열티가 습관적 소비에 머물러 있다면, 팬덤은 능동적 행위를 일으킵니다. 자신과 같은 성향의 집단을 만들어내고, 집단의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쳐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내기도 하죠.



3. 무엇이 사람들을 애플의 광신도로 만들었을까요? 그 이유가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 같은 단순한 답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닌 신념의 상징체입니다. 애플이 지닌 신념은 브랜드와 고객을 강하게 결속시키는 정서적 토대가 됩니다. 애플은 시작부터 자신들을 불의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선한 세력, 세상을 바꾸는 혁신자임을 자청했었죠. 애플을 산다는 것은 편리함 혹은 아름다움을 택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혁신이라는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가 큽니다. 애플의 팬덤은 혁신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신념의 공동체와 같습니다.





4. 브랜드 팬덤의 필요조건으로는 명확한 신념소통, 참여가 있습니다. 마지막은 문화 코드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팬덤은 공동체입니다. 신념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근간이 되죠. 소통과 참여는 공동체를 움직이는 동력입니다. 그리고 문화 코드는 공동체를 더 원활하게 만드는 윤활제의 역할을 합니다. 결속력이 있는 모든 공동체는 코드를 갖습니다. 그들만의 말투, 그들만 사용하는 용어, 그들만의 규범, 그들만의 복장, 그들만의 의례 같은 것 말예요. 코드가 있으면 내부는 더 큰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외부에 대해서는 참여하고 싶은 동기를 자극할 수 있으며 참여 의지가 있는 이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설득력이 부족하면 무용지물>


5. 경쟁의 칼날은 기술의 앞선 정도가 아닌 고객 삶의 이해도에 의해 벼려집니다. 기술이 충족시키고자 하는 니즈를 회사 안에서 찾으면 안 됩니다. 그럼 누구도 쉽게 그 기술에 대한 효용을 체감할 수 없게 될 테니까요. 의미 있는 기술일지라도 기존의 삶을 방해하는 형태가 아니어야 하며, 새로운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되도록 직관적이며 쉬워야 하고, 마침내는 사용자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존재의 의미를 드러내야 합니다. 결국 수용성의 문제죠.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던 혜택을 쉽게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고도화된 기술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이성적 판단으로 이어지기 쉽죠. 관점은 얼마나 최신의 기술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실제 삶에 밀착한 경험이냐로 판단해야 할 겁니다. 경영자가 이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시장에서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 사례를 추가로 공유합니다.




정지원 외, <맥락을 팔아라>, 미래의창(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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