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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S Magazine Sep 06. 2021

구독 목록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줍니다

: 그런 의미에서 <서울패션라디오> 장석종 편을 추천드립니다




구독 목록은 멋쟁이 라이센스


-2. <서울패션라디오>팟캐스트 <복싴남녀>를 전신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직간접적으로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혹은 종사했던 4명의 호스트가 꾸립니다. 지금 보고계시는 이 브런치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친구 중 하나와의 연결고리이기도 합니다.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통성명을 하면서 서로의 인스타그램을 주고 받았는데 둘다 함께 팔로우하고 있었거든요. 당시 제 주변에 이 채널을 보는 사람은 없었는데, 이 친구는 저보다 훨씬 먼저 팟캐스트로 보고 있었습니다.





-1. 유튜브 채널 <장석종>은 가장 즐겨보는 채널입니다. 항상 좋아해온 JAYASS님, 일관된 멋을 가진 래퍼 뱃사공님이 주기적으로 출연하는 것도 좋고, 종종 나오는 게스트들도 모두 멋진 분들이라 알림 설정을 해놓고 챙겨봅니다. 기억에 남는 편은 MPQ의 조계주 디자이너님이 나온 에피소드입니다. 고민하는 지점을 명확하게 짚어줘서 좋았던 것 같아요.





0. 오늘은 이러한 <서울패션라디오>장석종님이 게스트로 출연하신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1, 2부로 나뉘어진 넉넉한 런닝타임을 좋아하고 동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꽉꽉 채워줘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보이는 라디오에 가까운 영상을 보며 생긴 생각할거리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2030의 안전한 소비 지향 트렌드


1. 영상에서는 젊은 세대의 안전한 소비 지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실적으로 예산이 충분치 않으니 타인(유튜버 등)의 고민을 이미 거친 안전한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난다는 거죠.


  + 이와중에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는 시대불문 여전하니, 특정 장르를 선택함으로서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점 제 또래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티 보이"는 타 스타일보다 소재, 색상 면에서 안전한 아이템이 많습니다. 여기에 큼지막한 사이즈로 어른의 옷을 입은 소년스러움을 얹는 것으로 차별화하는 거죠. 본인의 모호한 스타일을 특정 룩의 정의에 포함시켜 안정감을 얻으려는 시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소비 패턴에 스며든 "리셀"


2. 중고거래 시장 활성화가 "멋쟁이들"에게 확실한 메리트를 주는 시대입니다. 시드 머니를 들고 좋은(혹은 고가의) 제품을 일단 삽니다. 시간이 지나도 중고가 된 물건은 값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희소성의 가치가 얹어져 가격은 오릅니다. 그럼 다시 팔고, 회수한 시드 머니로 다시 다른 옷을 삽니다. 당장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하다 못해 에어 조던 1이라도 사고 판 경험은 몇 년 전에 비해 압도적으로 상승했을 겁니다.




집꾸미기와 인스타그램, 왜 생각 못했을까


3. 최근 홈퍼니싱이 인기가 많아진 이유로 SNS를 뽑은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홈퍼니싱의 유행은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많이 봤지만 이런 해석은 처음이었어요. 지금 다시 보니 막 새로운 해석은 아닌데 왜 이런 생각을 못했나 싶습니다. 아마 나의 개인적 공간을 불규칙 다수에게 클릭 몇 번으로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단순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더라도 집 꾸미기가 선풍적 유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겠죠.




"근본의 유행"이 말이 되는 말인가?




4. “근본”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휘발성 낮은 것의 높은 휘발성화'라는 기묘한 상황을 겪고 있죠. 이것도 결국 실패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 비롯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요.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경험치가 쌓인 브랜드나 제품이니 실패할 가능성 또한 낮겠죠. 결국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클래식의 유행이라는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조금 지겨운 것 같기도 합니다. 워낙 "근본압제자들"에게 시달려와서...




통제할 수 없는 것엔 미련을 버려




5. 호스트 중 한 분인 장윤수님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것은 관심을 끊는다고 말합니다. 애초에 내 마음대로 될 리가 없는 타인, 이미 발생한 자신의 과거,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관심을 접는다는 거죠.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미래를 쓰레기통처럼 쓰는 잘못된 습관을 자각했습니다. '나중엔 이렇게 되어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현재에는 노력하지 않고, 미래로 과정 없는 성취를 미루는 거죠. 많이 반성했습니다.




칼의 용도는 쥔 사람이 정한다




6. 어린 아이로 세팅한 AI를 유튜브에 노출시켜 학습시켰더니 엉망진창의 인성을 갖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유튜브는 누구나 손쉽게 본인의 생각을 콘텐츠화시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인만큼 난장판입니다. 난장판이니 없는 게 없죠. 예전 같았으면 책을 사서 읽거나, 강연을 보러 가야지만 얻을 수 있는 지식이나 정보, 혜안을 유튜브에서는 무료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제게는 <서울패션라디오>가 그런 역할을 해줍니다. "최고의 설거짓거리"는 과소평가죠. 이렇게 멋진 스탠스의 어른들을 온라인에서라도 느낄 수 있게 해준 유튜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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