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려고 어른이 되길 고대했지
(여행을 떠난 지 2년, 이제야 쓰는 늦은 여행일기)
여행을 떠나면 말이야.
나답게 꾸미고 살거야.
햇빛 죽이는 해변가에서 태닝을 실컷 할거야.
새까매져서, 어느 나라 사람인지 누가봐도 모르게 하고 돌아다닐 거야.
'대한민국 서울 직장인'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되서 지구를 떠돌아 다닐 거야.
가끔은 섹시한 옷도 입을거고, 때론 몸에 낙서도 할거야.
내 몸에 꼭 맞는 비키니도 하나 마련할래.
레게 머리도 꼭 해볼 거야.
무슨 일이든 내가 정말 하고 싶어지면 그 땐 망설임 없이 해버릴거야.
조급해 하지마.
나를 믿고
일단 한발짝 내딛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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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의 중간보고
1. 햇빛 죽이는 해변가에서 태닝을 실컷 하기 - 성공
하와이 에메랄드 파도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탔어. 서핑으로 얻은 구릿빛 피부. 캬! 내가 봐도 이뻐.
(그치만 울 엄마눈엔 안 이쁨)
2.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게 하고 돌아다니기 - 성공
하와이에서도 태국에서도 매일 듣는 말은 "Are you local?" "콘 타이 마이카?" "현지인 이세요?"
3. 섹시한 옷입기 - 성공
4. 몸에 낙서하기 - 아직 안 땡김
5. 꼭 맞는 비키니 마련하기 - 성공
꼭 맞는 비키니를 여행동안 몇 번이나 찾았어. 하도 입었더니 닳아서 버려야 한 것만 두 셋트.
6. 레게머리 - 흥미 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