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네 철판요리 1부
(Sik's Teppanyaki)

#4 세 번째 이야기, 2010년 9월 4일 강도 7.4

by goodthings

이제 시간이 6개월 가까이 흘러서인지, 내가 생각해 보아도 초보티는 많이 벗어나 보였다.

손님 앞에서의 긴장하는 것도 많이 줄어들어 들은 것 같고, 전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여유로움까지 탑재된 느낌이었다..

역시 반복된 일의 연속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발전하느냐,

아니면 그대로이냐가 결정되는 것 같다.


원래 철판요리는 금요일과 토요일이 말 그대로 super busy이다.

뉴질랜드도 영국의 문화가 거의 그대로 전파가 되어서 ,

금요일과 토요일은 먹고 마시기 문화가 도시 어느 곳을 가보아도 볼 수 있다.

로펌사무실들이 즐비한 곳 아래위치한 Pub을 지나다 보면, 넥타이를 풀어서 머리띠처럼 하고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부터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한주의 끝을 모두에게 알리는 것처럼 일터에 다시 안 돌아갈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는 오늘만 살고 말 거야. 내일이라는 것은 없어" 이렇게 시위라도 하는 것처럼...


그만큼 자유로운 것이다. 일 과 일 밖은 철저히 구별하여서 행동하며 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양인과 동양인의 문화가 다른 것이다.

동양인들은 일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면 불금이라고 해도 끝까지 일을 진행한다.

하지만, 서양사람들은 "Time for beer"라고 외치며, 일터에서 나온다.



일하는 곳에서 주방과 홀식구들은 모든 일을 다 마치면, 늦은 저녁을 준비해 주시는 아주머니가 따로 계시다. 음식솜씨가 일품이셔서 일끝 나면 직원들 모두가 열외 없이 맛있는 늦은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간다.

한 일본인 직원은 버스가 5분 뒤면 떠나는데도 급하게 먹고 나머지는 싸가는 열심까지 보일 정도로

맛이 끝내준다.


바쁜 금요일 저녁을 잘 마무리하고, 직원들이 모여서 저녁식사를 같이 할 때였다.

나보다 1년 먼저 들어와서 일을 하는 “준”이라는 친구가

“오늘 일 끝나고 형님들 한잔하고 노래방 같다가 들어가면 어떨까요?

식이형, 올리버형 같이 가실 거죠?”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사장님이 카드를 주시면서

“오늘 회식들 하고, 이 카드로 결제해. 내가 주방장에게 주고 갈 테니까..”

다들 “사장님. 감사합니다. 맛있는 것 많이 먹을게요.”

준이는 “비싼 거 먹어도 돼요, 사장님….”

“그래, 너희들 먹고 싶은 것 뭐든 먹어도 돼. 내일 일에만 지장 없게만 하면 돼.”

2-3개월에 한 번 정도로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회식을 제공하신다.

보통 같이 안 가시고, 카드를 우리들에게 주고 퇴근하신다.

술 한잔과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노래방까지 다녀오니 거의 새벽 2시에 가까웠다.

다들 내일 보자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내일은 Super Super busy Day다.

토요일이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 도로 중앙에 고양이 같은 것이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불쌍하게 로드킬 당했나 보다.

지나다 보니 또 죽은 고양이를 보았다.

고양이는 야행성이라서 종종 볼 수 있는 일이어서 , 그냥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니 가족 모두는 잠이 들어있어서,

씻고 나와서 안 쓰는 작은 방에서 자려고 했는데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잠시 침대 머리받이에 기대어서 있다가, 불을 끄려고 일어났는데 바닥이 솟구쳐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혼잣말로 “내가 술이 약해졌나. 맥주 두병밖에 안 먹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조금씩 발걸음을 현관 쪽으로 옮겼다.

집안에 불도 끄고, 문단속을 다하고 나 혼자 자려는 방에 들아가려 하는데 바닥이 아래로 훅 꺼지는

느낌이 들면서 도저히 두 발로 서있을 수가 없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 기어가다시피 해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내가 두 아이와 함께 자고 있었다.

위, 아래로 심하게 흔들림이 계속되었다.

아내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시간이 몇 분 정도 지나가자 지진이 강도는 많이 줄어들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계속 꿈나라에 있었다. 혹시나 깰까 봐 걱정했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괜찮아. 내 평생 지진을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네”

“응, 그런데 오늘 많이 늦었네. “

“회식한다고 그래서..”

“아무튼 다행이네. 이런 일 있기 전에 집에 도착해서…”


우리는 급히 티브이를 켰다.

뉴스에서는 지진강도가 7.4였다 한다.

그리고 다행히 좌, 우로 흔들림이 더한 지진이라서, 큰 피해들에 대한 제보는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위에서 아래로의 흔들림에 7.4가 아니었음을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뉴질랜드가 섬나라이어서인지,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 내진설계가 아주 잘 되어있다.

다행히 우리 집에도 그 어떠한 피해도 없이 잘 지나갔다.


아침이 되어서, 가게가 어떤가 궁금해서 연락을 했더니 , 오늘 평상대로 출근을 하라고 메시지가 왔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서 ,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도 전혀 몰랐고 많이 당황했는데

다음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대피요령대로 우리 네 가족 모두 식탁아래로 들어가 기로약속을 했다.

전에 기사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지진이나 해일이 일어날 때는 동물들이 인간보다 일찍 안다고 그랬다.


아마 집에 올 때 보았던 고양이들을 변화를 미리 직감하고...

겁먹은 것일까?

그래서 도로로 뛰쳐나왔을까?



다시는 지진을 겪는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음 해에 이런 일이 아름답고 아름다운 지상 최고의 낙원으로

평가받는 뉴질랜드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 있을 줄은

그 누구 하나 생각했던 사람이 없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내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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