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지난주 주말을 시작으로 “나쓰메 소세키” 의 1914년 작품 “마음”을 오디오북을 통해서 이틀 만에
완독 하였습니다.
책 제목 대로 “마음속에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인물들의 독백이야 말로 백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
돌이켜 보아도 우리들 삶에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등장인물들을 통하여서 작가는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을 만한 감정들을 풀어냈는데,
세상에 수많은 성향 중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마음". "남에게 꼭 이기고 싶어 하는
비교의식", "스스로 그럴 거라고 믿고 행동하는 너무나 주관적인 믿음" 같은 것들로 인하여서
어떤 누군가는
"서운한 감정", "배신감", "세상에 믿고 의지 할 것은 없다", "너도 다르지 않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며,
또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들었던 상대방 또한 "죄책감", "후회" 같은 감정들을 느끼게 되어서
평생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것이
전체적인 글의 요지인데,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옛 선인의 말처럼
"선을 베풀면서 올바르게 살아라. 그래야 되는 것이 올바른 삶이다. 때로는 한발 물러서는 것이
오히려 나중을 보아서는 좋을 것이다."라는 삶의 교훈 까지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선생님이 젊었을 때 가장 친한 친구인 “K” 의 죽음 후에 발견된 유서에 적혀있는 "상실감" , "삶의 회피" 같은 감정들은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어디 한편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삶이 의지가 강한 사람은 그런 감정들이 수면으로 절대 떠오르지 못하게 행복, 즐거움, 만족 같은 긍정적인 것들로 누르며 그 어떤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을 차지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
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항상 유지하려고 노력하기에,
그들이 삶의 대부분은 웃음과 함께 하는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마음속 어딘가에도 원하는 것이 있는데
가끔은 그것을 얻지 못할 때의 상실감, 삶의 회피 결국에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하지 말아야 할 생각들을 했던 경험이 사춘기를 지난 성인남녀라면 누구에게도 있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평생을 살아가면서 감내하는 사람이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결국에는 견뎌내지
못하고 돌이키지 못할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글을 읽는 동안 선생님의 친구인 “K”라는 이름 외에는 그 어떤 등장인물의 이름도 나오지 않는데,
오히려 이런 점들이 글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작가의 의도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글이 계속될수록 “나"라도 저랬을까?라는 궁금증과 동시에 각각의 등장인물의 심적인 부분까지도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믿고 서로가 깊이 의지가 되었던 친구인 “K”의 죽음을 말릴 수는 없었던 것일까?
K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친부모와 양부모로부터의 버려진 옛일들. 그리고 친한 친구인 “선생님”의
하숙집에서 같이 머물면서 주인집 사모님의 딸과의 관계에서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서
미래의 아내가 될 수도 있는 사람에게 의지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꿈꾸었는데, 불행하게도
친구 역시 그 아가씨를 좋아했었고 결국에는 가장 믿는 친구인 선생님이
먼저 이성의 고백을 하면서 결혼까지 약속하게 된다는 것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생각해 보면
실낱 같은 희망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것과 같은 느낌, 이제 더 이상 세상에 미련이 없다는
생각, 친구로부터의 배신감, 자괴감 같은 것이 모두 자신을 둘러싸서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평생 어떠한 목표를 향하여서 성실함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면서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것에
다가서려는 순간 가장 믿었던 사람이 같은 곳을 위해서 달려왔다면서 "저리 비켜"라고 오히려 화를 내면서 그것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다면, 그리고 대중들 앞에서 그것이 내 것이 맞다는 것을 공표화 해버린다면 그로 인하여 생기는 상실감이 상당했을 거니까요.
작가는 글 사이사이에 “K와 아가씨” 가 방에서 같이 있는 것을 본 “선생님”의
심적 변화를 묘사합니다.
사랑이라는 욕구가 올라오고 있는 젊고 혈기 왕성한 선생님, 그도 부모를 병으로 다 여의고
숙부에게도 배신을 당하고 인생사가 평탄치 않았던 차에 평생을 의지할 동반자를 찾았다
생각했는데, 그 대상을 그것도 그의 가장 친한 친구, 믿는 친구인 “K” 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걱정과 염려, 증오와 배신감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을 것입니다.
결국 K의 사정을 봐주기 위해서 하숙집에 데려온 것 자체가 비극의 시작점이 된 것이지요.
평생을 K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감을 끌어안고 살아온 선생님!
그것을 제자인 주인공에게 유서로 남기고, 결론은 글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선생님도 자살을 택할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선생님” 은 그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모든 것을 제자와 만날 때마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서 삶의 조언을 해줍니다.
“마음”이라는 장편소설이 110년이 지난 오래된 책이지만,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임을 모든 등장인물을 통하여서 나타내며, 죄책감을 평생 지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글 속에서 보여줍니다.
서로의 솔직함 같은 것들이 글 중간중간에 베어져 있더라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었겠지요.
우리들은 각자 만들어 놓은 세상이라는 틀 속에서 살아갑니다.
저는 제가 만들어 놓은 저 만의 세계가 틀림없이 존재하고, 독자님들도 각자 서로 다른 세계 속에서 살아가시고 계실 거예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동감하실 겁니다.
각종 매체에서 심리학 하시는 분들이나 정신의학과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 보면
저러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현실 속에서는 쉽지 않지요.
“마음”이라는 책에 담겨 있는 내용을 제 생각으로 정리를 해보면,
우리 모두에게는 “마음”이라는 밭이 내면 속에 존재하는데,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스스로 보살펴 주어야지 긍정이라는 싹이 자라나지 그렇지 않으면 부정, 포기 같은 나쁜 것들만 자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작가의 숨은 의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주변을 떠난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스스로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대부분 “자책감” 같은 것이 이유가 된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막중한 무게가 우리를 짓누를 때 그것을 이겨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우리나라 특성상 유교라는 문화를 기본으로 한 한국정서에서는 뒤에 따로 올 온갖 파장 때문에 더 견뎌내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빨리빨리 문화까지 공존하다 보니 반성의 기회를 주기보다는 즉각적인 결과를 원하는 것이 우리들 아닌 가 생각해 봅니다.
일본도 문화적인 차이가 약간은 존재하겠지만 , 우리나라와 공통점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작가도 무엇이라 표현을 한 것은 없지만, 죄책감에 상실감에 사로 잡혀 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것들을 등장인물들을 통하여서 묘사하였는데, 그분도 자신이 자신을 스스로 용서해 주고
기회를 재차 주는 것이 우리 삶에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숙제를 독자 모두에게 남기고 싶어서
쓴 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 누구라 할지라도 마음속에 자리 잡은 어려움이 조금이라도 없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으니까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사람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고, 그것에 지배당하는 사람은 패배자의 삶을 살아가듯 어떠한 희망이나 긍정도 소멸된 상태로 힘없는 수동적인 패턴의
인생이 계속되겠지요.
이 조차 견뎌내지 못할 경우에는 극단적인 선택도 하게 되는 것이고요.
학교에서 배웠던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뜻대로, 우리들은 어디서든지 함께 살아가는데 그중에 누군가는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마음의 깊은 상처가 가지고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고, 그런 분들이 이 세상에 상당히 많을 거예요.
나쓰메 소세키도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이럴 때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하여서 살아생전에 많은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스스로의 인정이 없이는 삶 속에는 항상 어둠만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각자 스스로의 절대적인 "팬" 이 되어야지, 스스로의 잘못에 속박되어서 잊지 못하고 자책감, 상실감 같은데 휩싸여 있는다면 그처럼 불행한 삶이 어디 있을까요.
남을 위한 행동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적당한 이기심" , "적당한 욕구". "적당한 비교의식"..... 적당한 ** 라면 우리들의 삶에는 어느 자리에 있더라도 희망이 함께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