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날려 보내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쓰려고 앉았습니다.
50세를 넘어서부터는 시간 지나가는 것이 얼마나 빠른지, 10대 시절의 시간이 흐르는 것에 비하면
너무 많이 다릅니다.
어렸을 때는 저 형만큼 나이 들면 이것도 저것도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어느 나이 때
부터는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당시에는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였던 학창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지더라고요.
이와 마찬가지로 과거에 시간을 헛되이 썼던 것에 대한 후회감이 그 누구에게나 어디 한켠에
존재하지 않을까요?
50대가 된 지도 벌써 4년이나 흘러서 전에부터 계획하였던 종합검진을 가장 시간이 여유롭다고
생각한 8월에 한국에 방문해서 생애 처음으로 전체적인 검진을 받았다는 것을 전에 글에서 이야기했었었는데, 결과는 갑상선 쪽에 이상소견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진행을 못하고 사정상 다시 호주에 들어와서 9월에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한국이 더 빠르고 비용도 싸고 정확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저의 한국방문 일정이 만 9일밖에 안되고, 8월이라서 한국에서 거의 모든 병원들이
휴가철과 맞물려 가장 빠른 것이 2주 후에나 가능하다 하여서 어쩔 수 없이 많은 비용을 내고서
호주 현지에서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는 9월 중순쯤 알게 되었는데,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술이 불가피하여서 이곳에서 일정을 잡았습니다.
암진단받은 지도 거의 3개월이 넘게 지났네요.
이글의 제목대로 이제 토, 일, 월 3일 남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에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문의와 9월과 10월 미팅에서 부분절개 (반절개)만 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갑상선 쪽에 문제가 있어서 생활에 커다란 불편함이 있는 것은 없었는데,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쉽게 눈꺼풀이 감기는 일들이 번번이 일어났습니다. 운전 중에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거나 도로중간에 철로가 있어서 기차 지나갈 때까지 기다릴 때 나도 모르게 꾸벅하고 졸았다가
몇 초 늦게 출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눈꺼풀이 내려오네요.
저 스스로 위험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너무 피곤함이 느껴질 때는 커피를 운전석에 가지고 타서 눈꺼풀이 내려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한 모금씩 마시니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수술 관련으로 제가 사보험 (Bupa)을 10년 넘게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기준으로 정해진 금액보다 많이 나오는 수술비용은 본인 부담 하라고
하는 거예요.
수술의 모든 것을 총지휘하는 집도의, 옆에서 보조 역할 하는 의사, 마취과 의사 비용이 총 1125불을 Gap payment 비용으로 송금해 주었습니다. 집도의와 마취과 담당의 한테는 500불씩, 보조의사에게는 125불이 이체해 주었습니다.
제가 준 돈 플러스 나머지 상당 비용은 보험회사와 메디케어(정부)에서 주는 돈이 합산되어서 의사들에게 전달이 됩니다.
10년 넘게 이런 때를 대비하여서 사보험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미미한 도움을 받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작은 수술이라고 하지만 솔직하게 조금 겁이 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몇몇 지인과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거 아무것도 아냐. 그냥 마취하고 잠이 들어서 감각 없을 때 사랑니 뺀다고 생각하면 돼."라고 저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좋은 의도인 것은 알겠지만,
이렇다 할 수술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불안감이 있는 건 사실이네요.
마취 후 수면 상태에서 수술이 약 2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잘 마무리되겠지요.
어제 병원 측에서 연락이 왔는데 잠옷도 가져오라고 하네요. 환자복이 지급이 안 되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선진국 호주에서 입원실에 환자복을 안 준다. 설마 아니겠지요.
수술 이후에 몸관리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던데, 직업 특성상 마냥 일을 쉴 수도 없는 일이고 마음 잘 추슬러서 다시 한번 달려 보려 합니다.
12월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이제 곧 성탄절이네요. 호주는 적도 아래쪽에 위치한 나라이기에 가장 더운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얀 눈이 보고 싶네요.
모두들 Merry Christma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