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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주


할아버지 손을 잡고 마스크를 쓴 두 아이가 아장아장 걸어온다.


이제껏 살면서 아무런 걱정 없이 그저 마셔온 공기를, 그저 먹어온 바다와 땅이 내준 음식들을,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가서 뭐든 할 수 있는 자유를 벌써 이 아이들부터 누리지 못하고 있다.


남의 것을 망쳐놓고 숨기고 있는 것 같은 마음.


코로나는 분명 여태껏 우리가 마치 이 지구가 오직 인간만을, 그것도 각자 자신만을 위한 것인 듯 함부로 파헤치고 없애고 빼앗은 대가임이 확실하고, 그 대가를 이제 막 태어난 이 아이들이 치르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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