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는 클라스> 김누리 교수님 특강 후기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에 김누리 교수님이 다시 나오셨네요. '독일이라는 거울에 한국의 교육을 비춰보면 어떤 모습일까?'를 주제로 새로운 나라를 만든 교육의 교육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정말*∞ 좋은 강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핀란드, 덴마크 교육을 배우자는 열풍도 이제는 잦아들고 있는데, 다시 '독일교육' 쪽으로 확 쏠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하지만 김누리 교수님은 교육혁명을 통한 사회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하셔서, 수업개선이나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넘어서는 큰 고민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낀 독일교육의 핵심은 '민주주의'였습니다. 인류에게 큰 재앙을 가져다준 나치의 만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있었어요. 경쟁 대신에 연대를, 순응 대신 비판할 줄 아는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힘이 경제력은 물론이고 정치와 문화, 스포츠까지 강한 지금의 독일을 만들었습니다.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국민들의 수준 높은 의식도, 노동자와 경영자가 타협하고 협력해서 세계적인 경제 불황을 이겨낸 사례는 교육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일의 초등학생들이 '불법적인 인간은 없다'라는 피켓을 들고 난민 추방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것도, '인간은 평등하지 않고, 민족에도 우열이 있다'라는 히틀러의 파시즘을 뼛속까지 비판하는 교육을 받은 결과인 것이지요.
우리나라 일부 세력의 저급한 민주주의 수준과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지쳐있었는데, 김누리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위안을 얻고 용기도 갖게 되었습니다. 상해 임시정부로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에서 제대로 민주주의를 가르쳐본 적이 없다는 말씀도 크게 공감이 되었고요. 대신 식민지교육 30년, 독재와 분단교육 40년, 인적자본을 양산하는 경쟁교육 30년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교육문제는 입시문제가 되고, 교육개혁은 입시개혁을 지칭하는 기형적인 상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 교육개혁에 희망이 있을까요? 어떻게, 무엇부터 개혁을 해야 할까요? 김누리 교수님은 '모든 경쟁교육에 반대해야 한다'라고 단언합니다. 그래야만 한국 사회의 극단적 개인주의, 일상의 사막화, 생활 리듬의 초가속화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한 국민,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독일처럼 교육개혁, 아니 교육혁명을 통해 사회개혁을 이루어내고 지켜내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이 한국의 혁신학교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미 많은 아이들이 혁신학교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통해 연대와 비판 정신을 배웠고 참여와 소통이 있는 행복한 수업과 학교 문화를 체험했습니다. 차별이 일상화된 격차사회, 분단과 지역감정, 경쟁 이데올로기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세력은, 그래서 혁신학교가 그토록 미운가 봅니다. 아니 두려운가 봐요.
그리고 혁신교육의 내용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미래역량을 길러주는 산발적인 수업과 체험활동을 성찰하고, 독일처럼 '연대와 비판정신'을 강조했으면 좋겠습니다. 수준 낮은 활동수업 때문에 학력저하를 걱정하는 외부의 목소리도 귀를 기울어야 합니다.
독일은 수준 높은 성교육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실천적인 정치교육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생태교육을 통해 한 인간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배운다고 합니다. 배움의공동체연구회의 사토 마나부 교수님이 배움의 본질로 말씀하신 세상 만들기, 친구 만들기, 새로운 자아 만들기와도 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사들이 더 자유롭게, 더 과감하게 교육과정을 상상하고 디자인해서 동료들과 함께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런 의문이 남습니다. 그럼 한국의 교육 개혁은 누가 하나요? 김누리 교수님의 답변은 명쾌했습니다. '한국 학생의 해방은 학생 스스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21세기의 아이들에게는 그럴 능력과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2019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인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2003년생입니다.
교사, 학부모,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면 될 것이라고 해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기 위해 태양광 보트로 대서양을 건넌 툰베리에게도 조용한 조력자들이 많았겠지요. 저 역시 혁신학교에서 툰베리 못지 않은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어떻게 도와주고 격려할 지, 행복하게 고민하면서 실천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