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에도 철학이 필요합니다.

- 코로나19 휴업일 수업디자인 이야기

by 글쓰는 민수샘

지난 3월 18일에 방송된 EBS 다큐프라임 혁신학교 5부작의 3부 '혁신의 또 다른 상상'에는 미국과 독일의 혁신학교가 소개되었습니다. 과학기술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인 만큼, ICT 기술을 활용한 첨단 교육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그 반대였어요.

다큐에 소개된 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이 교육활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었습니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 이전에 학생들이 성장하는 곳이고, 학교의 역할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알 수 있도록 돕는 것고 그 과정을 지지해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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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서 교육과정 설계에도 공을 들이지만 학생과 교사, 학생들간의 깊이 있는 만남에도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미국의 퓨처 스쿨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담임 역할과 같은 '어드바이저' 교사가 20명 정도의 학생들과 매일 아침 1시간씩 둘러앉아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진로와 성적, 학교활동에 대해서 묻고 답합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교사는 필요한 만큼의 도움만 줍니다.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학생 스스로 다시 도전하거나 친구들끼리 협력하도록 돕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러니 인근의 다른 학교들보다 학교를 중퇴하는 비율이 낮고 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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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부터 고등학교 온라인 개학이 거의 결정된 것 같아, 며칠 전부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지난주까지는 수업과 평가계획 안내와 예습을 위한 과제나 활동지 제시만 했는데, 이번 주부터는 수업내용에 관한 콘텐츠 활용수업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았지요.

국어교사 3000명 단톡방에서도 주로 논의되는 내용은 온라인 수업에 관한 기술적인 질의응답이에요. 특히 zoom등의 동시접속 화상회의식 수업, 동영상 제작 방법에 대한 논의가 많지요. 선생님들의 열정이 대단해 보여서 반성도 되지만, 어설프게 형식만 따라 한다면 겉으로 보기에만 화려한 온라인 수업이 될 것 같아 걱정이 되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EBS 다큐의 학교들처럼 온라인 수업에서 중요한 것도 학교의 역할과 배움의 본질에 관한 철학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혁신학교의 철학이 강조하는 모든 학생들의 배울 권리를 보장하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논의도 배움의공동체 연구회 선생님들과 시작했어요. 제공하는 정보의 양이나 접속자 숫자보다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소박한 기회와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편안한 소통의 자리가 필요합니다. 원격수업을 통해 더 소외되고 배움에 어려움을 겪을 아이들을 살펴보고 돌보는 것도 교사가 가장 신경 쓸 문제이고요.

그래서 저는 남들에게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보다 학생들과의 소통과 돌봄에 더욱 품을 많이 들이자고 결심했어요. 우선은 한쇼의 PPT에 음성을 넣어서 수업 자료를 간단하게 만들고, 게시판이나 카톡방에 올린 후 학생들의 학습내용 확인을 위한 피드백과 질의응답에 더 신경을 쓰기로 했습니다. PPT 제작은 '한쇼 슬라이드 녹화'를 검색해서 실제로 만들어보니 그리 어렵지 않더라고요. 화상 회의식의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나 EBS 강사들처럼 인강을 찍어 올리는 선생님들도 있지만, 학생들이 기본 자료를 본 다음부터의 학생들과의 소통, 개인별 피드백을 알차게 하는 것에 만족하려고 합니다.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일대일이나 그룹별로 단톡방에 초대해서 어려운 점을 물어보며 따로 상담하고 개별 과제를 내줘도 좋을 것 같아요. 개학이 많이 늦어지면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학교로 불러서 개별지도를 하는 방법도 있겠지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학교 교육도 정지시켰지만, 비상사태일수록 공교육 교사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으면 합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자료를 완벽하게 제작해서, 학생들이 같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되겠지요. 어떤 선생님이 강의 영상을 열심히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제공했는데, 그것을 함께 본 부모님이 지적사항을 선생님께 전달했다는 슬픈 이야기도 들었어요. 공교육 교사 스스로 사교육의 일타 강사와 비교당하는 구도를 만들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올해 고3 수업에서 비문학 독해를 맡았는데, 이미 유튜브에만 관련 원리와 방법을 설명해주는 영상이 수백 개가 있어요. 그래서 역발상으로 온라인 수업 디자인을 해봤어요. 먼저 비문학 독해의 어려움과 극복방법에 관한 글을 읽을 자료로 제시한 후, 학생들의 어려움을 글쓰기 과제로 받아서 다시 수업 자료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온라인 수업자료와 아이들과 소통한 이야기는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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