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등급보다 '배움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기

- '배움의공동체' 철학에 기반한 온라인 수업 소감

by 글쓰는 민수샘

비문학 독해를 주제로 고3 국어 온라인 수업을 6시간 만들면서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영상 촬영이나 편집 기술은 두세 시간 해보니까 익숙해지더군요. 더 힘들었던 것은 수업 디자인이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온라인 수업이고 수능특강 교재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악조건이었지만, '배움의 본질'과 '교과의 교육목표'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배움의공동체연구회에서 배운 대로, '세상, 다른 사람, 자신의 생각과 만나 대화하면서 의미를 구성해가는 배움의 본질'과 '주제-탐구-표현이 있는 활동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주는 국어교육의 목표'를 나침반 삼아서, 6차시 수업을 겨우겨우 만들어서 올렸어요.

2차시부터 학생들이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입력한 의견, 질문과 과제를 활용했습니다. 수업 영상 처음에 학생들의 의견을 소개하다 보니 <민수샘의 보이는 라디오 국어>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아서 수업 영상 시작과 끝에 배경음악도 깔았지요. 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수업이라 200명 정도의 학생들이 보내준 설문 내용을 훑어보고 다음 시간에 활용할 것을 골라야 해서 방송 작가의 어려움도 경험했고, 반복해서 녹음하고 편집하면서 마감 시간에 쫓기는 PD의 심정을 간접 체험했습니다.

차시별 영상은 20~30분 정도였고, 한 차시의 기본적인 흐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 시간 수업 안에서도 주제와 만나는 홉,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는 스텝, 수준 높은 배움에 도전하는 점프라는 3단계 구성의 틀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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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독해 수업의 전체 6차시로 보면 1, 2차시가 홉(주제), 3~5차시가 스텝(탐구), 마지막 6차시가 점프(표현) 단계가 되었습니다. 비문학 독해 6차시 수업디자인도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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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개학 후에는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주제로 시사비평 글쓰기 수업을 수행평가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이번 온라인수업 6시간이 등교 후 수업의 주제와 만나는 홉 역할을 다시 하게 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차시가 진행될수록 과제를 제출하는 인원이 조금씩 줄어들어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모둠 내에서 주제에 대해서 토의하고, 제시문 분석 방법을 서로 가르쳐주고 비교해보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서 영상을 클릭만 하는 아이들을 적절하게 도와줄 수 없는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실감했지요. 교실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배움과 돌봄'을 함께 추구하는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과분한 수업소감을 읽을 때면 행복했습니다. 부족한 점을 지적한 글도 고마웠습니다. 수업 처음에 아이들의 의견을 먼저 소개해서 무엇보다 타인의 말에 경청하는 자세가 배움의 시작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고 싶었어요. 고3이지만 온라인 수업 자체에 대해서 발언하고, 비문학 독해 수업 내용과 코로나19와 같은 세상에 관한 글도 제대로 읽고 생각을 표현하면서 수능 1등급보다 더욱 가치있는 '배움의 즐거움'을 되돌려 주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항상 부정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도전과제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동안 영상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덕분에 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영상을 보며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의 지식의 폭이 더 넓어진 느낌입니다. 학교에서 직접 수업을 들었더라면 이렇게 고마움을 전하지 못 했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라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번 마지막 수업을 하면서는 가슴 뭉클한 뜨거움이 올라왔습니다. 어떠한 말로도 이를 담아낼 수 없는 고귀한 것이라는 배운 거 같아, 지금과 같은 상황 속에서 행복을 다시금 느끼고, 내가 살아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통해 다시금 독서실 책상에서 넘어 세상 너머를 볼 수 있음에 가슴이 열렸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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