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공동체 수업의 상징은 뭐니뭐니 해도 'ㄷ자 자리배치'입니다. 학생들이 일제히 교사만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일제식 수업을 바꾸기 위해, 학생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편하게 대화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책상을 돌린 것이지요.
혁신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교들이 코로나19의 공격으로 다시 '일제식 자리배치'로 후퇴했습니다. 아이들 책상 앞에 슬프게도 'ㄷ자 칸막이'를 설치한 학교도 있지요. 교실에서 비말 확산이 차단되었지만, 배움중심수업의 기본인 생각과 질문 만들기를 위한 대화도 함께 실종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등교 후에도 온라인 플랫폼으로 수업을 준비하면서 뜻밖의 깨달음을 얻었어요. ^^;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모둠활동이 어려운 학교에서 '이렇게 온라인 대화를 통해 게릴라식으로 모둠활동인듯 모둠활동아닌 모둠활동 같은 수업을 할 수 있겠구나'하는 깨달음입니다. 책상을 돌리든 안 돌리든, 경청과 공감이 있는 정서적 연대와 탐구와 질문이 있는 지적 소통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생겨서 모둠을 만드는 과정도 편해졌어요. 학급별 교과 단톡방에서 모둠장을 선착순으로 뽑고, 수업 시간에 모둠장이 모둠원을 초대해서 모둠 대화방을 만들어서 토의하는 것이지요.
온라인에서 하는 첫 모둠토의이기 때문에 교사가 모둠장(사회자)를 뽑고 모둠원을 배정했지만, 익숙해지면 그냥 편하게 앉은 자리에서 몇 명씩 대화방을 만들고 자율적으로 사회자나 발표자를 정해도 좋겠어요. 혹은 모둠장으로 자원한 아이들로 다시 대화방을 만들어서 야구나 농구 감독들이 신인 선수를 뽑을 때처럼, 모둠장들이 돌아가며 모둠원을 한두 명씩 스카우트해서 모둠을 편성하는 방법도 있어요. 실제 한 학급에서 해봤는데, 게임할 때 같은 편을 뽑는 것 같아서 재밌더군요.
활동을 마친 다음에는 모둠 대화를 텍스트 파일로 전송하거나, 의미 있는 대화를 캡처해서 발표할 수 있으니 더 깊이 있는 감상이나 탐구도 가능합니다. 발표자를 정해도 좋지만, 학생들 모두가 모둠 대화를 돌아보고 자신이나 친구가 말한 것 중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한 문장을 골라 공유해도 서로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아요. (패들렛에 모둠 대화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거나, 인상적인 내용을 적어서 올려도 좋고요)
첨부한 시사비평 3~4차시 활동지에서, 다큐를 보고 각자 적은 앞 장의 내용을 카톡 대화방으로 모둠 토의를 할 계획입니다. 뒷장은 토의와 발표를 마치고 다음 시간에 한 편의 글쓰기를 위해 미리 각자 적는 것이고요. 아이들이 나눈 대화와 발표 중에서 감동적인 것들은 다시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