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르치고 있는 고3 아이들이 등교 개학을 한 지도 한 달이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아이들의 환한 얼굴도 보지 못하고, 아이들의 목소리도 거의 듣지 못해서 더 힘든 한 달이었어요.
아무리 고3이라도 '친구들과 대화'가 없는 수업이 얼마나 심심하고 답답할까요? 고1, 고2 아이들도 온라인 수업을 혼자서 외롭게 듣다가, 평가받기 위해 위해 학교에 잠깐 나오고, 다시 책상 위 컴퓨터 화면만을 바라보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얼마나 힘들까요?
교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선물 중에 하나가 '서로 배울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난주에 카톡 대화방을 통한 모둠토의를 시작했어요. 패들렛에 자신의 활동지 사진을 올려서 생각을 공유하고, '좋아요'나 댓글로 소통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전진한 것이지요.
첫 번째 모둠토의라서 누구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질문으로 토의를 했어요. 다큐를 보고 퀴즈를 풀듯 대화를 나누는 부담 없는 활동이라, 자연스럽게 서로 듣고 공감하면서 질문도 편하게 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기를 기대했습니다. 말 그대로 '사이버 배움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지요.
막상 해보니, 가장 재밌어라 한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ㅋㅋ 제가 구원을 받은 것이죠. 처음이라 모둠별로 교사인 저도 초대하라고 부탁했는데, 아이들의 대화를 쭉 지켜보니까 힐링도 되고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고, 재치 있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이모티콘을 날리며 따뜻하게 공감해 주는 대화를 보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있네!'라고 외치고 싶었어요. 또 친구들의 의견을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투표 게시판을 만들어서 진행하는 사회자들의 능력에도 감탄했고요.
모둠토의를 마치고 '다들 수고했어~'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역시 아이들을 믿고 온라인 모둠 대화를 시작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수능특강 비문학 제시문을 같이 읽고, 더 깊이 있고 수준 높은 질문으로 아이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