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사가 초등 수업을 보며 가장 많이 배웁니다.

- 배움의공동체 용인연구회 12월 수업임상연구회 후기

by 글쓰는 민수샘

지난 12월 9일에 광주광역시의 강부미 선생님을 모시고, 초등학교 4학년 수업을 보고 배우면서 배움의공동체 용인연구회의 올해 마지막 수업임상연구회를 잘 마쳤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화상 연수가 익숙해지면서, 거리와 시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배움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강부미 선생님은 올해 전국 배움의공동체 수업세미나에서 초등교사를 대표해서 사례 발표를 하신 분인데, 15분의 짧은 발표였지만 듣고 반해버려서 용인연구회가 마련한 배움의 자리에 초대하게 되었지요. 한 시간의 수업 영상을 통으로 보고, ZOOM의 소회실에서 모둠별로 배운 점을 나누고, 다시 모여서 각자의 배움을 발표하고 수업자 선생님께 질문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배움의공동체 연구회 활동을 하며 본 수업 중에, 초등학교 수업이 가장 재미있고, 힐링이 되었습니다. 배움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사랑스럽고, 무릎을 굽히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아이들과 소통하는 선생님의 겸허한 태도를 보며 성찰도 많이 했습니다.


또 놀라운 것은 수업의 수준이 높다는 것이었어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차근차근 모둠활동에서 배운 후, 정답이 없는 표현의 즐거움이나 사회 문제와 연결 짓는 점프 과제는 그대로 고등학교 수업에 가지고 와도 손색이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번 수업임상연구회에서 저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배움은 '질문'의 본질에 대한 각성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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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미 선생님께서 초등학생들과 함께 만들어온 교실에서는, 사토 마나부 교수님의 책에도 써있듯이 어떠한 질문도 허용되고 인정받으면서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의 배울 권리를 평등하게 보장하고 배움의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서, '질문하는 용기'의 소중함을 깊이 있게 인식하고 수업에서 실현하고 있는 다큐보다는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 같은 장면이었지요. ^^;


이러한 수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질문 만들기를 거창하게 유도하는 수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단지 '모르는 것을 모든다고 물어보는 것'이 질문임을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모둠활동에서든 전체 공유를 할 때든 친구나 선생님에게 모르는 것을 그냥 넘기지 않고 질문하는 것을 권장하는 교사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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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들이 어려워한다고 기본활동만 반복하거나, 아이들이 잘 따라온다고 교과서에 나와있는 심화활동 문제만 풀고 만족하는 수업 디자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수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점프과제를 뒤에 숨겨 놓고,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처음에 주제를 던지는 교사의 질문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이었고, 수업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 문제나 텍스트를 읽으면서도 처음의 질문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세밀하게 디자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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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은선그래프에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를 가진 수학 수업이었지만, 도입부터 코로나19 이후의 사회 현상과 연결지었고 마지막 점프과제(활동3)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수업 등으로 인한 초등학생들의 삶의 변화를 분석하고, '정보화역기능 심각 단계 그래프'까지 제시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삶의 태도까지 성찰할 수 있는 통합적 배움이 들어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수준 높은 배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꺽은선그래프'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수학적 사고력이 기반이 되어야겠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3~4명 모둠에서 만나 '무엇이든 물어보며' 진지하면서도 편안하고 즐겁게 배움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배움의 장면을 만들어낸 것은, 활동지에도 써있는 교사의 철학이었어요. '우정은 꽃처럼 피어나고, 배움은 강물처럼 흐른다. 서로 배우는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교사의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정말 많이 배운 수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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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질의응답 시간에 인상적이었던 답변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교사는 교사에게 배워야 정말 제대로 배우는 것 같습니다. ^^


- 코로나19 이후에 거리두기를 한다고 해도 교실 속 모둠활동을 하며 학부모님들의 민원은 없었나요?


모둠활동에 대한 민원은 없었어요. 얼마나 교사가 수업에 영혼을 갈아 넣고 있는지 학부모님들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아이들도 모둠활동을 계속 할지 학급자치 시간에 협의했고요. 그 결과 수업 시간에는 모둠활도을 하며 함께 대화를 나눠도, 쉬는 시간에는 양팔 간격으로 거리두기를 하기로 결정했고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 선생님의 수업디자인과 활동지를 보면 혼자서 하면 많이 힘들 것 같은데요. 수업디자인을 혼자서 하신 건가요?


여러 동료 교사의 손을 거치면 활동지가 간결해집니다. 그래서 수업 활동지를 혼자 만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모임의 밴드에서 서로의 수업디자인을 공유하며 배우고 있어요. 평상시에 매력적이고 활동적인 수업을 하기 위해 항상 수업 주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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