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큰 아이가 불쑥 이런 말을 한다.
- 아빠, 나는 선배를 형이나 누나라고 불러본 적이 거의 없어요.
졸업하고 새로 선배들을 만날 텐데, 그게 고민이 돼요.
소름이 조금 돋았다. 나도 그래서.
그래서 나는 교사가 되었다.
아저씨가 된 지금도 아저씨가 부담스럽고
아이들에게 농담하고 잔소리하는 것이 편하다.
후배 교사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고 고민 나누는 것이 즐겁다.
교사가 못 됐어도 아이들 옆에서 귀찮게 했을 것이다.
그런가 보다. 못하니까 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못하니까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고민하니까 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집 아이도 학교의 아이들도 같을 것이다.
잘하는 것이 확실하면 될 수 있는 것도 적지 않을까?
큰 아이에게 유전의 힘을 느끼면서
어느 날 유전이 터지듯 솟아오를
반전의 힘도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