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학교의 행복 비밀
덴마크의 행복 비밀을 찾는 수업을 올해도 하고 있습니다. 오연호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고, 단톡방에서 모둠 토의를 하고 모둠별로 발표 자료도 만들고, 우리나라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는 한 편의 글쓰기로 마무리하는 수행평가입니다.
고1 아이들의 대화 내용을 보고 있으면, 귀엽고 재미있고 기특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덴마크처럼 같은 아이들을 3년 동안 계속 가르치는 것이 정해져 있다면 더 행복할 것은 예감이 들었어요. (물론 저 혼자 생각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겁나서 물어보지 않으려고요. ㅋㅋ)
책에는 덴마크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중학교에 해당하는 9년 동안 같은 반, 같은 담임선생님이 유지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이 가능할지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99%가 고개를 가로젓더군요. 하긴 덴마크도 최근에는 9년이 아니라 3년에서 6년으로 줄이고 있다고 하니, 9년이란 시간이 길긴 합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최소한 3년은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같은 반에서 같은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니, 무엇보다 시작할 때부터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어떤 아이가 내 스타일이 아니어도, 3년을 한 공간에 있어야 하니 친구들을 너그럽게 봐주면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지요.
담임선생님이야말로 처음 아이들을 만나기 전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잠까지 설치면서 첫 만남을 준비하며 기다릴 것이 분명합니다. 3년이 아니라 6년, 9년이라면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받는 순간부터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심장이 뜨거워지겠지요. '이 아이들을 모두 아끼고 사랑하리라' 마음먹지 않는다면, 가장 불행한 사람은 바로 담임교사 자신이 될 테니까요.
같은 학교 선생님과 최소 3년을 함께 근무하게 된다면, 동료를 바라보는 시선과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서로를 더 배려하고 협력하면 공헌감도 생기도 소속감으로 발전해서, 모두가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덴마크의 행복 비밀은 이처럼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학교, 직장, 사회를 만든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학교는 예전보다 훨씬 줄었지만, '2월에 얼굴을 붉히면 1년이 편하다'라는 불문율이 들려옵니다. 업무분장, 수업시수, 담당 학년과 학급 등을 결정하는 2월에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지요. 어떤 선생님과 불편한 관계가 되어도 1년만 불편하면 되고, 그러다가 정 힘들면 학교를 옮기면 그만입니다. 정말 이해하기 힘든 아이를 담임 학급이나 수업에서 만날 때도, 1년 동안만 참고 견디면 내년에 다시 안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버티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런 태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요. 덴마크처럼 3년을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1년을 3년같이 생각하고 동료교사와 아이들을 더 많이 생각하고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것이 1년을 참고 버티는 것보다 분명 더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으면서요.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면, 그 사람도 언젠가는 태도를 바꾸리라 믿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