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학교 이해 연수' 후기도 곁들여서
며칠 전, 같은 지역교육청의 고등학교에 '혁신학교 이해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내년에 혁신학교를 신청하기 위한 교원 찬반투표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연수인데, '선생님들, 우리 혁신이를 꼭 뽑아주세요~'라고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고 매우 난감한 자리였지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12년 차 혁신 고등학교에서 이름도 거창한 '학교혁신부장'을 맡고 있지만, 저 역시 매시간 수업이 부담스럽고 공문 처리에 쩔쩔 매는 평범한 교사 중의 한 명입니다. 그래서 혁신학교 연수에서는 교육청 문서에 나와있는 당위적인 내용 말고, 제가 혁신학교에서 보낸 11년 동안 배우면서 반성하고 도전하며 성장한 과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유머와 애교(?)도 좀 섞어서요.^^;
'월요일 출근이 두렵지 않고, 수업종이 무섭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새로 생긴 혁신학교에 오게 되었고 예전보다 학교에서 쉴 틈이 없지만 예전보다 더 행복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혁신부장이란 호칭보다 같은 교사로서 동료들과 같이 수업을 보고 배운 점을 나누는 것이 즐거웠고,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응원하거나 때로는 위로하는 시간이 뭉클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며 학교가 단순히 직장이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지요.
그래서 '혁신학교가 되면 무엇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저는 혁신학교는 학교의 본래 기능을 찾아가는 학교이고, 진정한 배움과 성장을 통해 학생과 교사 모두 하루하루 더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을 대놓고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혁신학교'란 부담스러운 단어 대신에 '행복학교'를 만들어가자는 것도 강조했지요. 왜냐하면 '우리 학교가 어디까지 혁신할까?'라는 것은 정말 머리 아픈 문제이지만, '우리 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어디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가슴이 뛰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관내 혁신부장 네트워크에서 선물로 받은 <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학교혁신을 위한 교사리더십)>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2019년 발간된 이 책은, 미국에서 학교 혁신을 위해 필요한 과제, 소통과 협력을 위한 기술, 교사리더십을 기르는 방법과 실천 전략 등이 비교적 쉽게 서술되어 있었지만, 우리나라 혁신학교에서 이미 실천하고 있는 내용들, 극복한 과제들도 많았습니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입니다~ ㅋㅋ
다른 학교 혁신부장님들과 대화하며 힘과 용기를 얻는 것처럼, 이 책에서도 비슷한 것을 얻기는 했습니다. 미국 학교에도 '혁신부장' 역할을 하는 교사리더가 있고, 그들의 고충이 우리와 비슷한 것을 알게 되었지요.
"많은 학교에서, 교사리더는 자신의 역량, 노력, 인내심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화를 가진 학교는 교사 리더를 지치게 만들어 안전한 자신의 교실로 회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 교사리더십의 발전과 도전 (225쪽)
끝으로,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단 부분을 아래에 인용합니다. 학교 관리자와 교사들 사이에 햄버거 패티처럼 끼여서, 속이 시꺼멓게 타고 있는 혁신부장들이 많지만, 그래도 학교혁신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교사로서 나의 행복을 다른 교사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G. 도날드슨(G. Donaldson, 2006)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교사리더십에 대해 낙관적이다. 교사리더는 동료교사와 관계를 구축할 때 (1) 그 자신이 교사이고, (2) 여전히 교실수업을 하고 있고, (3) 흔히 소규모의 관리가 가능한 그룹과 일을 하고, (4) 자신의 성공을 동료들에게 의지한다는 등의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교사리더십을 지원하는 문화 구축 (1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