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 교직원 워크숍, <나를 맞혀봐!> 감동 후기

by 글쓰는 민수샘

코로나19 이후에 교무실에서 동료 간 대화가 더 줄었습니다. 자신의 책상을 벗어나 식당이나 연수, 워크숍에서도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도 홀쭉해졌고 그마저도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동료 간에 의견 대립이나 오해가 생기면 난감합니다. 서로를 잘 모르니까, 어색하니까 쉽게 풀릴 일이 꼬이기도 하지요. 학교나 직장에서 우리는 '바쁘다, 바빠~'를 외치지만, 가끔씩 온라인에서 상품을 검색하거나 관심 있는 뉴스나 영상을 찾아보면서 머리를 식힐 시간은 있습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지금 회의가 시작되니 모두 줌에 접속해 주세요"라는 안내가 나오면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모여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기말 교직원 퀴즈 대잔치, <나를 맞혀봐!>는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큰 방송사고 없이 잘 마쳤고 재미와 감동의 순간도 많았습니다. 선생님들이 보내주신 설문 내용을 바탕으로 모두 24문항을 출제했는데, 지필고사 출제만큼은 아니지만 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더군요. ㅋㅋ




퀴즈를 풀며 답을 맞히지 못하더도, 마카롱을 좋아하지만 하루에 만보를 걸으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고, 상대방을 항상 '귀한' 사람처럼 대해주시는 부장님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감동한 순간은 '이 선생님이 쫌 멋져 보일 때'를 가지고 만든 선택형 문제의 답을 확인할 때였어요. 누군가를 자신을 칭찬하는 글을 잔뜩 보내주었고, 그것을 함께 문제로 풀게 되니까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그만 울컥하신 겁니다. ZOOM으로 진행을 하다가, 그 선생님께 마이크를 켜고 소감을 부탁드렸더니 "저에 대한 퀴즈 정답이 3번인데, 사실 저도 눈물이 많아요. 너무 고마워요. 엉엉 ㅠ.ㅠ" 하시며 울먹이셨어요.


마지막 문항은 점수는 없지만, 아이들을 위해 애쓰신 선생님들께 응원과 격려의 글을 부탁드렸습니다. 한 문장씩 읽으며 퀴즈 대잔치를 차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학급 아이들과 퀴즈를 만들어서 서로 칭찬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담임선생님도 있었습니다.




퀴즈를 마치고, 아직 선생님들 이름이 익숙하지 않는 분들이나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에겐 힘든 미션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과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니 난이도 설정에 실패한 문제가 많아서, 올해 새로 오신 샘들은 더욱 어려웠을 것 같아 송구합니다. 다음에는(?) 보완하겠습니다. "


그래도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있는 추억이 많이 생겼습니다. 최종 순위에서 2학년부 선생님들이 1위부터 5위까지를 싹쓸이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교사 단톡방에 바로 '지금 2학년 교무실이 축제 분위기예요'라는 글과 인증 사진이 올라왔어요. 순위표를 출력해서 붙여놓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공동체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잔치'가 꼭 필요한가 봅니다. 2학기말에도 <퀴즈 대잔치 시즌2>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국어꽃, 수학꽃, 영어꽃을 모두 피우지 못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