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쩌면 오늘 처음 이름을 불어준 사람일 수도

- '마르틴 부버'로부터 배우다.

by 글쓰는 민수샘

어제 2차 지필고사가 끝났다.

교실에서 성적 확인을 하고 서명을 받으니 시간이 남는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수다를 떨고

서로의 핸드폰을 가리키며 벙글거린다.

해방을 축하하는 잔치라고 여기고

오늘만큼은 시끄러움을 참기로 했다.


고상한 척 책을 읽다가 마르틴 부버의 이야기에 서늘해졌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부버를 찾아왔지만

그의 고민을 귀담아듣지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얼마 후 청년을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그 사건에 자극받아 대화 이론을 정립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가르치는 것이 없다. 하지만 늘 대화한다.'

책 앞에 적혀 있던 마르틴 부버의 명언을 사진 찍어

멋진 척 프사에 올리기만 했지

가까이 있는 아이와 대화할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다시 습관처럼 반성이 되었다.


혼자 앉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아이에게 다가가

이름을 불려주며 말을 걸었다.

"지금 뭐 보고 있어? 재미있는 거라도 있니?"

그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눈빛을 반짝이며 자기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어쩌면 오늘 처음 이름을 불어준 나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 건

부버의 말 때문만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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