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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Feb 18. 2022

어느 혁신부장의 '가장 보통의 하루'

- 2022.02.17.(목) 타임라인

'가장 보통의 하루' 문장성분 간 호응이 좀 맞지 않지만, 입에 착 달라붙는 표현이라 써봤어요. 새 학년을 준비하는 혁신학교 교사의 평범하게(?) 바빴던 하루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2월 들어 가장 열심히 보낸 하루인데, 세월이 더 흐르면 이 시절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 9시 : 학교에 출근해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2021년 혁신학교 지원금 중에 남은 예산을 탈탈 털어서 2월 교직원 워크숍에 필요한 물품의 품의를 올리려고 했지만, 문제가 생겨서 내일 하기로 했다. ㅠ.ㅠ


▷▶ 10시~12시 : 오늘은 어쩌다 보니 외부 연수가 두 번이다. 오전에는 올해 혁신학교를 시작하는 안성여고 선생님들을 온라인으로 만났다. 우리 학교 워크숍에서도 할 예정인, '2022년, 교사로서의 소망이나 목표' 나누기를 부탁드렸는데, 따뜻한 마음을 읽어드리면서 내 기분까지 포근해졌다.



▷▶ 12시 : 행정실 계장님과 통화해서 교직원 워크숍 때 활용할 패들렛 결제 방법을 의논했다. 해외 결제라 번거로운데,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 12시 28분 : 2021년 교사 단톡방에 마지막 메시지를 올렸다. 새로 만든 2022년 단톡방 링크를 올리고 이동을 부탁드렸는데, 올해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선생님들의 마음이 허전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 14시~16시 : 한 시간을 달려서 화성시의 새솔고등학교에 도착했다. '고등학교의 배움중심수업 만들기'가 주제로, 시청각실에 거리두기로 앉아 진행했지만 선생님들의 집중하는 시선과 환한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올해 소망과 목표 나누기도 했는데, '학생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교사가 되는 것'처럼 감동적인 내용이 많아 뭉클했다.



▷▶ 18시 49분 : 집에 와서, 올해 함께 하게 된 선생님들께 문자를 보냈다. 미리 서로의 이름을 익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간단하게 자기소개도 부탁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런~ '2002년'이라고 적었다. ㅠ.ㅠ 아직 월드컵 4강 신화에서 깨어나지 못했나 보다...




▷▶ 19시 : 2022년 교사단톡방에 새로운 선생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녁 시간에 문자를 드려 죄송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첫인사를 건네는 분들에게 기존 선생님들이 환영의 댓글이 달아주셨다.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다음 주 학교에 나오실 수 있을 것 같다.




여기까지 어제 저의 타임라인이었습니다. 다른 학교 혁신부장님들도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요.


'일을 사랑하지 말고, 사랑이 일하게 하라!'라는 박노해 시인이 말처럼, 올해는 '뚜렷한 목적을 위해 해야 하는 일'만을 사랑하지 않고, 당장 생기는 것이 없어도 동료와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소박하게 실천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다시 '가장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길, 창밖의 노을과 함께 오늘 하루 심장이 두근거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가만히 여운을 즐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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