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김소월의 <가는 길>을 읽고 문학의 내용과 형식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의도적으로 행을 바꾸는 행간 걸침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지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와 같이 1행으로 적지 않고, 3행으로 표현한 의도를 모둠에서 토의하게 했습니다. 올해도 모둠별 단톡방을 만들어서, 책상은 붙이지 못하지만 휴대폰으로 소통하는 협력적 배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아이들의 대화를 읽다 보니, 문자로 주고받는 일상적인 표현에서도 행간 걸침으로 자신의 정서나 태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칠판에 순간적으로 시(?) 한 편을 써서 아이들에 보여주었지요. 시 제목이 <행간 걸침 1>과 <행간 걸침 2>, 즉 연작시입니다. ^^
김소월의 시 <가는 길>에서 '말을 할까, 그냥 갈까'의 행갈이에서 화자의 망설임을 찾아낸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도 더 섬세하게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행간 걸침 1>에서처럼 사랑하는 제자들이 상처를 덜 받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