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도 요즘 '우변'에게 빠져있습니다.^^ 귀엽고 대견하면서도 짠해서 절로 응원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8화를 보며 '최변'에게도 완전히 빠지게 되었답니다. 우영우와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어일우' 영우에게 질투심도 느꼈던 최수연 변호사였지만, 친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멋지게 복수를 해줍니다.
어쩌면 영우와 함께 왕따가 될 수도 있었지만, 최수연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에 대한 반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스쿨에서 항상 1등만 하던 영우만 졸업 후에 취업을 못한 것이 불공평하다는 걸 다들 알았지만, 자기 일이 아니니까 모르는 척 가만히 있었다고 공개된 자리인 복도에서 고백한 것이지요. "아무래도 나한테는 자폐가 있으니까."라고 우영우가 말하자, 다른 직원들이 다 들으라고 더 큰 소리로 말합니다.
"장애인 차별은 법으로도 금지되어 있어. 니 성적으로 아무 데도 못 가는 게 차별이고 부정이고 비리야! 무슨 수로 왔든, 늦게 입사한 게 당연한 거라고!"
그리곤 '당하고만 살지 말라고, 이 바보야" 하면서 우영우의 뼈를 때립니다. 최수현과 입사 동기인 권민우가 쓴 취업 비리 고발글을 보면, 자기 성찰이 없는 차별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청춘을 포기하고 얻어낸 '한바다 변호사'라는 자리를, 누군가는 인맥이라는 낙하산을 타고 손쉽게 갖는 것을 보니"라고 적으면서 분노를 표출합니다. 물론 다큐가 아니라 드라마이기 때문에 극적 효과를 위해 설정된 측면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거대 로펌인 '한바다'에 장애인 등에 관한 특별채용 제도와 규정이 있을 테니까요.
그래도 지금까지 이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영우와 같은 인물이 실제로는 존재하긴 어렵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장애인'이 자신의 경쟁자가 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그동안 그들이 받았던 유형, 무형의 차별과 인간적인 고통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그들이 받는 대우가 특별하다며 분노하고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행동에 나서는 사람들의 문제점을 잘 형상화한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발견한 진정한 공정의 조건은 '자기반성'이었습니다. '나는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았었나? 차별받는 사람을 방관하지 않았었나? 소수자와 약자를 조롱하며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에 대해 얼마나 분노했나?' 같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