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수샘의 장이불재 Sep 03. 2022

<탑건: 매버릭>에서 공감한 '가르친다는 것의 어려움'

  좀 늦었지만,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멋지게 본 장면 이야기입니다. 오랜 친구인 아이스맨과 매버릭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탑건 스쿨도 스쿨인지라 '가르친다는 것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봤기 때문이지요.


  탑건 스쿨의 강사인 매버릭이 학생을 직접 가르쳐야 하는 교사의 입장이라면, "가르치면 되잖아" 하고 주문하는 태평양함대 사령관 '아이스맨'은 교장선생님 혹은 더 높은 자리에 있는 분입니다.




  '훌륭한 인간, 좋은 학생, 다정한 친구가 되는 것'을 어떻게 쉽게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매버릭이 말했던 것처럼, '(뾰족한) 방법을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찾아가는 훌륭한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학생들이 보기에 '넘사벽'이라면, 굳이 고통을 참고 유혹을 물리치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열심히 배울 필요가 없겠지만, 그 반대라면 한 번 도전해 볼 만합니다.








  매버릭이 가르치는 자리에 선 사람의 난감함을 토로하는 마지막 말 역시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영화에서 "가르칠 수 있다 해도, 걔가 원하지 않아"라는 말에는 복잡한 개인사가 얽혀있지요. 진짜 학교에서는 짧으면 1년, 길어도 2~3년만 만나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 솔직히 어떤 학생이 진짜로 나의 가르침을 원하지 않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끈질기게(?) 고민한 적도, 다른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매버릭이 다른 말속에 열쇠가 숨겨져 있습니다. "나는 전투기 파일럿이고, 해군 조종사야. 그걸 어떻게 가르쳐?"라는 말에는 '나는 전투기 조종 기술을 가르치는 교관이기 이전에 전투기 조종사야'라는 인식이 녹아 있습니다. 이 말을 적용해 보면, "나는 우리말을 사랑하고, 문학과 독서를 좋아하고, 대화를 즐겨 하는 사람이야. 그걸 어떻게 가르쳐?"쯤 되겠네요.^^;


  어떤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이기 이전에, 그 과목의 교육목표가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가르치는 자리에 선 사람이, 학생이 되기를 바라는 모습으로 열심히 살면서, "가르치면 되잖아" 하고 쉽게 말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탑건의 정신으로 뾰족한 참교육도 좀 해보고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8월 말에도 꽃은 피어나고 아이들은 꿈을 그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