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시 100% 주장에 '좋아요'를 눌러야하나요?
<SKY 캐슬>의 영향으로 '수시 축소, 정시 확대' 여론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마지막회에서 김주영 코디가 예서의 전교1등을 위해, 학교 지필고사 시험지를 유출한 것까지 나왔으니까요. 숙명여고 사건이 생각나는 장면입니다.
드라마에서 수억원을 받는 수시 학생부전형 코디가 등장하고, 아버지가 일하는 병원에서 과제탐구를 하는 금수저 자녀의 모습에서 더 나가는 듯합니다. 수시 학종의 부작용은 강력하게 해결되어야 하지만, 여론이 '수시 폐지, 정시 100%'로 대책없이 확산되면 앞으로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은 명백합니다.
실제로 서울대는 2022년까지 지금보다 10% 가량 정시 비중을 늘려서 30%선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서울대는 지난 5년간 정시 비중을 조금씩 늘려왔는데 아래 기사에서 보듯이, 지방 일반고 학생들은 줄고 서울 강남, 자사고 학생들의 합격은 늘었다고 합니다. (동아일보의 '실수'와 같은 기사입니다. ^^;) 수시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 때문에, 학교 당 2명씩 지원할 수 있는 서울대 수시의 지역균형 전형마저 없애라는 댓글이 달릴까봐 걱정됩니다.
실제로 지방 일반고에서는 수시에서 서울대보다 고려대, 연세대 합격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습니다. 지방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은 연고대는 떨어지지만 서울대에 붙은 경우가 많았지요. 그런데 서울대 수시가 더 축소된다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할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자라나고 있을까요? <SKY 캐슬>과 비슷한 환경에서 예서처럼 길러지고 있는 아이들이 아닐까요?
학생부 위주의 수시든 수능 위주의 정시든, 돈과 정보와 시간이 많은 부모를 둔 아이가 유리한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성적 외에 학생만의 잠재력과 인성을 함께 평가하는 수시는 부작용을 줄이면서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모든 일반고들은 다시 문제풀이 수업, 강제 야자에 올인하는 과거로 회귀할 것이 뻔한데, 단순한 문제풀이 경쟁에서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 강남 아이들을 이길 수 있을까요? 대학 1년 학비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며 재수하는 강남 아이들을 따라할 수 있을까요? 드라마 <SKY 캐슬>의 결말보다, 논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갔을 경우 앞으로 닥칠 현실이 더 무섭습니다. ㅠ.ㅠ
유현미 작가는 '한 가정이라도 살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이 드라마를 썼다고 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SKY 캐슬>이 아이들과 부모의 영혼을 파괴하는 입시지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앞으로는 드라마보다 더 무서운 현실을 고치기 위해 '수시냐, 정시냐'가 아니라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의 문제점, 대학을 꼭 가지 않아도 인간존엄을 지키면서 살 수 있는 사회구조로의 개혁 등이 더 이야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독]서울대 정시 늘자, 강남-자사고생 합격 늘었다
김호경기자 , 우경임기자 입력 2018-05-08 03:00
최근 5년 수능-학종 입학생 분석 수능 선발 정시 20%→29% 늘리자 강남 출신 48%-자사고 63% 급증 정부 “수시 학종 줄이고 정시 확대”… 되레 ‘금수저’ 유리해 공정성 논란
서울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선발 비율을 늘리자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소재 고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수생 입학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스펙 쌓기를 유발하는 ‘금수저 전형’이라는 사회적 비판이 일면서 교육부는 최근 대학에 정시 확대를 주문해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2020학년도 정시 비율을 늘렸다. 하지만 서울대의 경우 정시 확대가 오히려 강남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라는 게 입증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7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을 통해 입수한 2014∼2018학년도 서울대 입학생 현황(최종 등록 인원 기준)으로 수능과 학종 합격자들을 분석했다. 2014학년도 20%였던 서울대 정시 비율은 2015학년도 29%로 오르자 서울 강남 3구 소재 고교 출신(졸업생 포함) 정시 입학생이 145명에서 215명으로 70명(48.2%) 늘었다. 자사고 출신 정시 입학생은 2014학년도 171명에서 2015학년도 279명으로 108명(63.2%)이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고 출신은 333명에서 460명으로 127명(38.1%) 늘어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