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리해고 vs 고용승계
지금까지 <재벌집 막내아들>을 5화까지 봤습니다. 97년 IMF 외환위기, 국가부도를 배경으로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이 피 마르게 전개되었는데요. 진도준은 부도난 회사의 노동자를 그대로 고용 승계하려고 노력하지만, 왕회장 할아버지인 진양철은 이렇게 말하면서 철없는 손자를 '참교육(?)'시키려 합니다.
진도준(송준기) : 고용 승계, 왜 그렇게 반대하시는 거예요? 노사화합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회사에도 이익 아닌가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정도경영, 전 그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양철(이성민) : 머슴을 키와가 등 따습고 배부르게 만들면 왜 안되는 줄 아나? 지가 주인인 줄 안다. 정리해고? 별거 아니다. 누가 주인인지 똑똑히 알려주는 거다.
이 장면을 보며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의 독일 편이 떠올랐어요. 벤츠, 폭스바겐 등 대기업 이사회의 절반이 노동자인 것을 소개하며, 이것이 이들 기업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인 이유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이성민의 연기가 섬뜩할 정도로 강력해서 이 장면을 보는 사람들이 '노사화합은 개나 주고, 정리해고를 당연히 해야지'라고 생각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귀족노조'라는 신조어로, 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무조건 비난하는 나라니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직 5화까지 안 봐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하지만, 연기에 홀리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봐야겠습니다. 휴, 드라마 편하게 보기도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