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수샘의 장이불재 Feb 17. 2023

교직을 시작하는 그대에게~

- 2023 신규 교사 연수 후기

  이번 주에는 경기도 교육청 신규 교사 연수를 두 번 했습니다. '함께 하는 학급운영'과 '슬기로운 교직 생활'이 주제였지요.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화려한 활동을 나열해서 새내기 선생님들을 기죽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온라인 연수이기도 해서 축하와 응원을 먼저 보내고, 저의 지난 교직 생활을 돌아보며 짧은 만족과 긴 후회, 긴 도전과 은 보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새내기 선생님들의 질문을 미리 읽어봤는데, 무엇을 중심으로 교사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지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꼼꼼하게 내용을 전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전 질문을 연결만 시켜도 선생님들이 배우고 느낄 것들이 잔뜩 있었어요.

  우리 인생이 그렇듯이 '교사로서 잘 적응할 노하우'도 간단히 말할 수 없겠지요. 아래에 어떤 분이 스스로 예를 들었듯이, '학급 관찰일기 쓰기'에 도전하면 됩니다. 모든 학생들이 만족하고 금방 효과가 나타나는 비법이 어디엔가 있다면, '교육학' 자체가 필요 없겠지요.^^ 강의만 하는 <일타 스캔들>의 최치열 쌤도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고민이 많은데요. 도전하고 깨지고, 다시 깨진 조각들을 묵묵히 주워 붙이면서 아이들 곁에서 나이 들어가는 것이 교직의 길이 아닐까요?


'교직 만족도'에 관한 질문도 많았습니다.

- 교직 만족도를 유지하는 비결은?

- 지치지 않고 계속 교직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 교직생활에서 가장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할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요?

- 교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은 어떤 것일까요? 또 그 능력을 기르기 위한 팁이 궁금합니다.


  저는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교직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는 대체로 '비결, 팁'이 없다고 했어요. 교직은 매뉴얼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서비스직이 아니니까요. 매일 다른 모습으로 살아 숨 쉬는, 때론 에너지가 넘쳐 날뛰는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전문직이기 때문에, '겸손하게 경청하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 자세'가 '가장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분야,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말했답니다.


  이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와 동료 교사를 만날 때도 필요한 자세겠지요. 3~4년 교사 생활을 하고 나서, '이렇게만 하면 된다'라고 자만하지 않고, 계속 고민하고 성찰하며 천천히 교사로서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 험담을 않고,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독서를 하거나 연수를 듣는 것도 필요합니다. 몸이 피곤하더라도 공식, 비공식 모임에 참여해서 선배 교사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용기가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물론 총무에 자원하는 건 필수?^^;

  저도 업무에는 소질이 없어서 구멍을 많이 냈는데요. 업무는 시키는 대로 적당히(?) 하더라도, 교사 첫해에는 오전에 일부러 학교 메신저를 열지 말고, 수업 준비와 아이들 상담에 매진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새내기 교사가 학교에 가면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될 것입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잘못 적용하면 '교사는 편한데 아이들은 힘든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배우기 위해 학교생활이 좀 바쁘고 힘들어도, 아이들이 진정한 배움의 기쁨을 느끼며 행복해진다면 교사도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저의 마지막 메시지였습니다. 저 스스로에게도요!





작가의 이전글 <일타 스캔들> 최치열처럼 감동적인 멘트를 하지 않아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