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전쟁활동>을 겨우겨우 빨리 넘기기도 하면서 다 봤어요.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있는 작품인데, 결론은 역시 남들이 볼까 봐 무서운 드라마입니다. 여기서 남들이란 우리나라의 청소년들과 외국 사람들입니다. ㅠ.ㅠ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좀비 때문에 수능 특별 전형까지 생겼었는데, <방과후 전쟁활동>에서는 생명체의 공격을 받아도 수능이 연기될 것을 학생들이 걱정하고, 수능 가산점을 받기 위해 총을 듭니다. '대한민국 고3이라면 가능하다'라는 설정이 슬프게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는 몇 번 나오는 잔인한 장면 때문에 청소년 관람 불가인데, tving에서 너무 열심히 홍보를 해서 아이들이 볼까 봐 걱정입니다. 외계 생명체는 없지만, 무서운 입시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역 중고생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서 10대 아이들이 웹툰은 많이 봤을 것 같아요. 예비역이 된 20대들은 이 드라마도 많이 볼 것 같고요.
선생님과 학부모님이라면 이런 웹툰이 인기를 끌고, 드라마까지 만들어지는 현실이 어떤지 들여다 보기 위해, 한 번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리얼하지 않아서 몰입되지는 않고, 살짝 눈을 감거나 앞으로 넘기면 견딜만해요. 바쁘시면 1화와 10화만 보셔도 되고요. 특히 10화는 웹툰을 안 본 저에게는 많이 충격적이었고, 외계 생명체와의 전쟁이 끝나도 입시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는 결말이 설득력 있어서 여운이 남는 엔딩이었습니다.
20대를 지나 어렵게 취직을 해도 실적과 승진을 위해 '퇴근후 전쟁활동'을 해야 하고, 부모님들도 입시 정보를 얻기 위해 '아이들 등교후 전쟁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더 나이가 들면 '퇴사(은퇴) 후 전쟁 활동'도 해야 하고요. 이런 웹툰이나 드라마가 계속 나오는 나라가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