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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Sep 23. 2023

'이모지 키친' 활용 모둠활동 후기

- 울산교육청 '배움중심수업을 위한 교사 리더십' 연수에서

  지난 목요일에 배움중심수업 직무연수를 위해 울산 교육연수원에 다녀왔다. 초대해 주신 선생님들께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서   행복가득 충전하고 온 기분이다.

  앞의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구글 '이모지 키친'으로 소통하며 연수를 시작했다. 낯선 활동이었지만 모둠 내에서 묻고 답하면서 어려움을 즐기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각자 스마트폰으로 이모지 키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왼쪽은 교사로서 '지금 나의 모습'을, 오른쪽은 '내가 바라는 모습'을 선택해서 합성 이모지를 만들고 옆의 동료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면서 교사로 살아가는 애환을 나눴다.

  '현재의 나'는 '울고 싶은 얼굴'을, '미래의 나'는 '무지개'를 선택한 선생님은 아래처럼 새로운 이모지를 만들었다. 미리 준비한 사진들 속에서 몇 장을 선택하거나, 포스트잇에 키워드를 적고 공유하면서 서로의 근황을 나눌 수도 있지만, 이모지 키친은 말 그대로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로 요리해서 '새로운 나'를 만들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렇게 만든 이모지는 나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들어 있는 '가능성의 나'처럼 보인다. 합성 이모지에 이름을 붙여보면 더 확실해진다. 그래서 모둠에서 대화를 마치고, 전체 공유를 위해 합성 이모지에 이름을 붙여서 패들렛에 올리는 활동도 했다.

  '편안한 수업은 언제?'로 이름 붙인 이모지는 딱 봐도 선생님이 학교에서 어떤 심정인지를 알게 해준다. 지금은 잘 안되는 수업 때문에 낙심하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소중한 마음'이 보인다. 노력하기 때문에 힘든 것이고, 목표가 있으니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다 들어 있다.



  다른 선생님들이 만든 이모지도 함께 보면서 설명을 들었다. 계속 피곤하지만 아이들에게 사랑의 장미를 주고 싶다는 '피곤하지만 괜찮아' 선생님, 학교에서 화나는 일이 많지만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사랑은 분노를 품고'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들리는 것 같다.




  또 '웃는 불꽃' 선생님, '사랑가득한 여우' 선생님 등의 사연도 이모지를 다시 보니까 기억이 난다. 그래서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때는 거꾸로 진행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각자 합성 이모지를 만들고 패들렛이나 단톡방에 올린 후에 다른 아이가 이모지에 담긴 사연을 추측해서 말해보게 하거나, 누가 만든 이모지인지를 추리해서 발표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모지 키친'을 아이들의 집중을 위해 단순하게 활용하거나 게임 요소를 넣어서 경쟁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 나도 모둠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모둠 대항 퀴즈를 한 적이 있는데, 한 문제도 맞히지 못한 모둠이 서로 탓하며 말다툼해서 진땀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온라인 매체는 차분한 대화와 평등한 협력을 위한 도구로 쓸 때 가치가 더욱 살아난다. 이모지 키친도 대화의 문을 열고 자연스럽게 묻고 답할 수 있는 도구로 잠깐 사용하면 좋겠다.


  이모지 키친은 수업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문학 작품을 읽고 등장인물의 모습을 나타내는 이모지 두 개를 선택해서 만든 후에 발표하게 하면 아이들이 더 집중해서 읽으면서 인물의 성격을 분석하지 않을까? 역사적 인물, 과학자, 사회나 윤리 시간에 배우는 개념 등도 이모지 키친으로 요리해 보면 아이들 흥미를 높일 수 있다.


  이번 연수에서도 첫 번째 시간 50분이 정말 눈 깜작할 새 지나갔다고, 선생님 한 분이 쉬는 시간에 말씀해 주셨다. 사실 '이모지 키친'은 거들 뿐, 대화하며 주고받았던 공감과 위로, 격려가 시간을 순삭한 것이다. 이런 도구들을 잘 사용해서 교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새라고 하는 '눈 깜작할 새'를 교실에서 자주 만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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