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엇을 자주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튜브 초기 화면에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영상이 떴다. 퇴임 후 봉화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잔디밭에 둘러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이었다. 자연스럽게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던 중에 고3 학생이 일어나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행한 학생들을 위해서 한마디만 해주시길 부탁한다.
이 질문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난 대통령님은 사람들에게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물어보면서 슬슬 빌드 업을 하셨다.
"보고 들은 것은 지식이고, 스스로 생각해 낸 것은 지혜입니다.
지혜 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지혜가 뭐지요?
제 대답은 공존입니다.
공존하는 지혜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혜의 정점에 있다.
이 아이가 내 가까운 사람, 더 큰 우리가 공존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는 아이로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겠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머니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교사의 존엄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어쩌면 궁극적인 해답이 들어있는 말씀이었다. 교사이자 부모인 나도 성찰과 함께 잔잔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럼 우리가 왜 공존을 왜 해야 하는가? 반드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도 이 영상의 앞 부분에 들어 있다. 자원봉사자 한 명이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많이 지셨는데. 재임 중에 빚을 다 못 갚고 나온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라고 하면서 앞으로 빚진 것을 갚아나가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다.
퇴임 대통령이지만 함께 막걸리를 마시면서 이런 당돌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부럽고 그리웠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도 꼭 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 친구들과 함께 공존하는 지혜를 실천하고 또 알게 모르게 진 빚도 갚으면서 즐거운 추석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