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5월 이야기(1)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를 다시 읽어보는 즐거움에 겨워서, 거실 책장에 꽂혀있던 <스승은 있다>도 다시 들춰보았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서문부터 의미가 심장만한 구절들이 포진되어있네요. ^^
한국의 아이들은 세계에서 공부를 가장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세찬 노력의 목표가 일류대학 입학, 대기업 취직, 높은 월급, 놓은 위신, 큰 권력, 풍부한 문화자본과 같은 사적 이익이라면 '성숙'과는 인연이 없다.
왜냐하면 그런 사적 이익의 가치는 여섯 살 아이도 알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른이란 '아이는 모르는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우리들이 무언가를 배우는 이유는 '아이가 보는 세계'보다 더 넓은 세계에 발을 내어놓기 때문이다.
1차 지필고사를 앞둔 자습 시간에 소란한 아이들에게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한 등급이라도 높이도록 공부하자'라고 했던 저의 슬픈 자화상이 떠올랐지요. 그런 말대신에 좀 식상하지만 배려, 존중, 시간의 가치 등을 말했으면 더 좋았겠지요.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우리 샘은 '진지X'라는 말을 들을지라도, 중요한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적 이익의 추구를 목표로 하는 것은 대부분 눈에 보이고 계산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설명하기 쉽지만, 정작 아이들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는 간단히 설명하기 어렵하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높은 이상과 포부, 세속적 권력과 명예를 비웃는 자존감과 공헌감, 돈보다 소중한 사랑과 예술의 아름다움, 세계평화와 인류애, 생명존중 같은 것을 어떻게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우리 교사가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과가 추구하는 본질, 궁긍적인 목표 속에 '아이들이 모르는 가치'가 잔뜩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사토 마나부 교수님이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의 조건으로 첫 번째 말씀하신 것이 '교과의 본질을 추구하는 수업'인 것도 이런 이유때문인 것 같습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은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 교사의 질은 교사가 가르치는 교과에 대한 교양, 세계과 인간에 대한 관심,그리고 세계의 모든 것을 자신의 가르치는 교과 내용과 연결시키는 유연성과 창의성 등이 있을 때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승은 있다>는 교사의 교양을 높이는 참 좋은 책입니다 . 교사가 되기 전에 어른이 되기 위해서라고 필요합니다. 저의 이웃과 벗들에게 다시 한 번 일독을 권합니다. (예전에 적어놓은 저희 독후감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