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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May 21. 2024

교생 선생님과 함께 한 따뜻한 연수

  올해도 교생 선생님이 학교에 왔다. 교사에게는 1차 지필고사 끝나고 한숨 돌리는 5월이지만, 교생 선생님들은 낯선 환경에서 몸에 식은땀이 나고 가슴에는 싸늘한 바람이 부는 5월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연구부에서 '배움중심수업'에 관해 1시간 연수를 해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기분이 좋았다. 내용 전달 위주의 연수보다는 따뜻한 환대의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시작은 자주 하는, '너의 이름은? n행시로 환대하기'로 열었다. 교생 선생님 포함 나까지 4명이라 한 글자씩 서로의 이름으로 3행시 짓기를 하며 함께 웃었고,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이어서 과목 이름으로 2행시 짓기를 했다. 수학, 특수, 사서 과목인 교생 선생님이 엄청 고민하며 창작해서,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다. 나도 '교생'으로 2행시를 지어서 선생님들을 응원했다.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 그 반대 마음이 다 생기겠지만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것. 파이팅!


  마지막엔 사토 마나부 교수님의 책,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의 일부분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와닿은 부분을 낭송했고, 궁금한 점을 주고 받았다.


  사실 교생 3명은 다 흥덕고 졸업생이고, 내가 개교 초기에 근무할 때 학교를 다닌 아이들(?)이다. 직접 수업을 하진 않았지만, 내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는 교생샘도 있었다. 흥덕고로 다시 돌아와서 좋은 점 하나는 예전에 가르친 학생을 교생으로 만나는 즐거움이다.

  그렇게 만난 제자 겸 교생 선생님과 '교사의 성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뻤다. 고3 수능 대비 수업을 하며 지쳐가던 나도 내 수업을 돌아볼 수 있었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 나중에 어디서든 교사로 살며, 2024년 5월에 함께 읽은 이 문구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


  교사의 일이란 과학적인 원리나 기술로만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것들로 가득하다. 같은 내용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쳐도 학급마다 아이들마다 반응이 다르다. 따라서 ‘성찰’이라는 실천적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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