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6월 이야기 (3)
문득 학교에 있는 순간순간이 행복해질 때가 있습니다
학교 아이들을 보면 아빠같은 마음이 드는 나이라서 그런가
가슴으로 웃다가 몸이 배배 꼬이는 때가 많아집니다
이를테면
점심 시간 아이들의 무단 외출을 막으려고 정문 앞을 서성이는 순간에도
보초를 서고 있는 계수나무 하트 모양 잎사귀에 마음을 뺏기고
월담하는 장미꽃 넝쿨을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그래서 그런가 외출증을 못 받은 아이들이 하트 모양 눈으로 애교를 부릴 때도
넝쿨째 몰려와서 내보내달라고 떼를 쓸 때도 이상하게 실실 웃음이 납니다
또 이를테면
쉬는 시간 복도에 몰려나온 아이들이 커다란 평상 위에 모두가 평등하게
무릎을 맞대고 앉아있거나 발가락 열개를 쫙 펴고 벽에 기대있을 때
아예 대자로 누워서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아침 일찍 학교에 온 어떤 아이가 담요을 덮고 자고 있는
평상 위의 작은 평화를 봤을 때는 주책없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누군가 학교에서 행복한 순간을 그려보라면 그릴 것들이 많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