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습의 풍경 속에서도 협력적 배움이 살아날 수 있을까요

- 교사의 7월 이야기(1)

by 글쓰는 민수샘

아이들이 자습하는 시간에도 협력적 배움이 살아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목요일에 시작하는 2차 지필고사를 앞두고, 아이들은 월요일부터 시험 전날인 오늘까지 많은 시간 자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시험범위에서 낱말퍼즐을 만들어서 20분 정도 친구들과 함께 풀어보라고 했는데, 그 후로는 쭉 자습입니다. (예전엔 포스트잇에 질문을 적어서 서로 답하게 하거나, 시험 예상 문제를 만들어서 서로 바꿔서 풀어보게 했는데 올해는 못 하고 있네요....)

학급마다 자습하는 풍경을 보고 있자니 여러 가지 상념이 떠오릅니다. 평소 모둠활동이 잘 되는 반은 정해진 자리에 앉아서 각자 공부를 하다가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주위 친구에게 소곤소곤 묻기도 합니다. 그 반대였던 학급은 자발적으로(?) 책상을 옮겨서 벽에 붙이고 독서실 모드로 앉아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면벽수행을 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고등학교 2학년 내신 경쟁이 주는 압박감이 전해져서 숙연지기도 하지요.

그래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모습은 역시 짝끼리 혹은 4인 모둠끼리 앉아서 자기 공부를 하다가도, 서로의 공부에 참견하는 학급의 풍경입니다. 이런 학급에서는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들 몇 명 빼놓고는, 중간 성적의 아이들도 덩달아서 그동안 필기 못 한 것도 베끼고, 질문도 하면서 공부의 끈을 놓지 않지요. 그 만큼 중요한 것이 학급에서 서로 편하게 묻고 답하며 배우는 분위기입니다.

모둠활동을 할 때 아이들의 잡답을 주제와 관련한 대화로 이끄는 힘은 교사에게서 나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은 학급도 힘이 덜 들 뿐이지 저절로 되지는 않지요.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은 더 많은 학급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습 시간을 주지 않는게 오히려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험이 코 앞이지만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는 아이, 휴대폰의 영상을 넋놓고 보고 있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요? 역시 예전에 했던 대로 복습하는 활동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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