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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은 나의 힘
- 2024년 8월 19일 안과를 나오며
by
글쓰는 민수샘
Aug 21. 2024
시력은 미끄럼틀이 아니라 계단을 타고 내려온다는 걸
,
한두 칸이 아니라 서너 칸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내 몸이 가르쳐 주었다.
책 속의 글자가 끊어져 보이고
영화 주인공의 얼굴이 어긋나 보였던 몇 분의 시간이
내게 속삭여 주었다.
귀에 사는 귀뚜라미와 친구가 되고
발치 이후를 걱정하며 보험을 들고
무릎이 시려 산에 못 가고
어깨가 시려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지 못하는
그런 몸은
아직
아니지만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안과 의사의 말보다
세상이라는 보자기에서 다시 펼쳐진 풍경들이 더 또렷했다.
하늘은 더 깊고 투명한 푸른 색이었고
건너편에서 나에게 인사하는 아이들의 정수리는
흑백 영화로 보는 태풍의 눈처럼 선명했다.
아직 보지 못한 것들
보고 싶은 것들이 잔뜩 남아 있으니
볼 필요가 없는 것들을 망막에 남기지 말고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소중한 것을
마음에 새기라는 속삭임이
눈의 힘이라는 걸
이제야 알겠다.
keyword
안과
시력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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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야 크리에이터
작가, 시인 꿈나무. 독서와 글쓰기를 가르치며 배웁니다. 연락은 kori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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