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갑자기 시력에 이상이 생겼던 경험을 했다. 10분 남짓이었지만, 사물의 모습이 조금 왜곡되어 보였던 아찔함은 비슷한 증상에 관한 폭풍 검색을 불러왔다. 증상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알고 난 후에는 자연스럽게 예방책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고 몇 모금씩 마시던 물 대신 눈에 좋은 '결명자차'를 마시게 되었다. 다른 전통차에도 관심이 생겨서 아침에는 혈관과 항산화에 좋은 보이차를 모닝커피 대신에 마시고 있다. 두 개를 쉽게 구별하기 위해, 보이차는 원음(?) 그대로 'BOY'를, 결명자차에는 비슷한 음인 'GIRL'을 스티커로 붙여놓으니 둘이서 썸타는 것 같아 보기 좋다. ㅎㅎ
보이차는 녹차를 발효한 것이라 카페인이 들어있어서, 마셔보니 전에 마시던 드립 커피와 맛이 비슷했다. 결명자차는 보리차처럼 구수해서 정겹다. 커피나 생수를 대신할 차가 없었다면 많이 섭섭했을 것 같다. 육식을 줄이기 위해 콩으로 만든 고기를 먹고, 간 건강을 위해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것도 다 '대안'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그럼 학교는 어떨까? 내가 10대일 때는 대안이 없었다. 이유도 모르고 지나가던 선생님에게 뺨을 맞고, 같은 반이라는 이유로 신음 소리가 날 때까지 단체 기합을 받아도 내게 다른 학교는 없었다. 진정한 친구도 몇 명 못 사귀고, 성적 경쟁만 강요당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요즘 학교는 과거에 비해 좋아졌지만, 그래도 일반 학교라는 옷이 잘 맞지 않는 아이가 있을 것이다. 불편한 옷을 억지로 입고 있으면 마음의 병까지 얻기 쉽다. 그래도 지금은 커피를 대신하는 보이차와 같은 '대안학교'가 있어서 다행이다.
작년에 교사 연구년을 할 때 금산 간디학교에 다녀온 적이 있다. 용인 흥덕고에서 만난 이범희 선생님이 교장으로 계신 학교이다. 흥덕고 교장으로 계시면서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이제는 대안학교에서 '참여와 소통이 있는 행복한 배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금산 간디학교에서 '2025년 신입생 모집을 위한 학교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전해 들었다. 혹시 관심 있는 분이 있으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좋겠다. '2024 필리핀 이동학습' 때 찍은 사진도 있었는데, 내가 만나고 온 선생님들을 보니 반가웠다. 결명자차처럼 세상을 보는 눈이 맑아지고, 보이차처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 간디학교에서 좋은 대안을 발견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