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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Dec 03. 2024

숨은그림찾기 7 - 비단잉어의 안부

- '작고 소중한 존재를 찾아서' 연작시

'숨어있는 작고 소중한 존재를 찾아서' 일곱 번째 연작시이다. 첫눈이 폭설로 내린 다음날 학교에 와서, 교문 옆 연못에 사는 비단잉어를 보러 갔던 경험을 썼다. (시 아래의 첫 사진은 그날 찍은 것, 다음 사진은 몇 달 전 잉어님들이 주무시기 전에 찍은 것이다)

내년에 시집을 출간하고 싶어서 예전에 쓴 시를 다듬고 있는데, 음~ 내적 갈등이 많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숨은 그림을 찾아다니며 글로 옮기고 있다. 몇 편만 더 쓰고 다른 것을 찾아보려고 한다. 여기의 다른 글에 비해 연작시가 인기(?)가 없는데, 그래도 조금만 참고 봐주시길. ㅎㅎ



숨은그림찾기 7

   - 비단잉어의 안부


폭설이 내려 학교가 휴업한 날이 가고

그 많은 눈을 맞으며 견디었을

잉어들의 안부를 묻는다


교무실에서 교실로 1층에서 5층으로

뭐가 바빠 그리 뛰었을까

올봄 산책길에 처음 찾은

학교 안 연못의 비단잉어들


어서 오게 자주 오게

눈길 한 번 먹이 한 줌 준 적 없는 내게

뻐끔뻐끔하는 말을

한참을 듣다가 돌아왔지


눈이 다 녹았는데 잉어들이 안 보여서

관리하는 분께 달려가니

겨울잠을 자려고 숨어있는 거라고

선생님이 그걸 모르시냐며 빙그레 웃는다


길어야 오륙 년 있다 가는 학교인데

이삼십 년을 사는 비단잉어도

스쳐가는 나를 보며

미소를 담아 물방울을 띄웠을까


새봄이 와도 나 혼자 연못을 찾겠지만

그때는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해야지

빵가루 같은 마음을 천천히 뿌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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