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고 소중한 존재를 찾아서' 연작시
'숨어있는 작고 소중한 존재를 찾아서' 일곱 번째 연작시이다. 첫눈이 폭설로 내린 다음날 학교에 와서, 교문 옆 연못에 사는 비단잉어를 보러 갔던 경험을 썼다. (시 아래의 첫 사진은 그날 찍은 것, 다음 사진은 몇 달 전 잉어님들이 주무시기 전에 찍은 것이다)
내년에 시집을 출간하고 싶어서 예전에 쓴 시를 다듬고 있는데, 음~ 내적 갈등이 많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숨은 그림을 찾아다니며 글로 옮기고 있다. 몇 편만 더 쓰고 다른 것을 찾아보려고 한다. 여기의 다른 글에 비해 연작시가 인기(?)가 없는데, 그래도 조금만 참고 봐주시길. ㅎㅎ
- 비단잉어의 안부
폭설이 내려 학교가 휴업한 날이 가고
그 많은 눈을 맞으며 견디었을
잉어들의 안부를 묻는다
교무실에서 교실로 1층에서 5층으로
뭐가 바빠 그리 뛰었을까
올봄 산책길에 처음 찾은
학교 안 연못의 비단잉어들
어서 오게 자주 오게
눈길 한 번 먹이 한 줌 준 적 없는 내게
뻐끔뻐끔하는 말을
한참을 듣다가 돌아왔지
눈이 다 녹았는데 잉어들이 안 보여서
관리하는 분께 달려가니
겨울잠을 자려고 숨어있는 거라고
선생님이 그걸 모르시냐며 빙그레 웃는다
길어야 오륙 년 있다 가는 학교인데
이삼십 년을 사는 비단잉어도
스쳐가는 나를 보며
미소를 담아 물방울을 띄웠을까
새봄이 와도 나 혼자 연못을 찾겠지만
그때는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해야지
빵가루 같은 마음을 천천히 뿌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