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8월 이야기 (2)
여름방학 때 경기 혁신학교 아카데미 과정의 연수를 나흘 간 받았습니다. 처음 갈 때는 귀찮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나를 드러내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가길 잘 했다'는 만족감으로 스스로에게 별점 5개 만점을 주고 싶어요. ㅋㅋ
오늘은 집에서 뒹글다 보니, 다음 주 개학이 걱정되긴 하지만 나흘 간의 연수를 받기 전의 마음보다는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강사님들의 강의 내용과 워크숍을 하며 모둠의 선생님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혁신학교 운영에 관해 많이 배웠지만, 2학기 수업을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프로젝트를 하면 좋을지에 관해서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어요.
고2 독서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첫 시간에는 복잡한 수업규칙이나 수업계획을 설명하는 대신에 '마음 열기' 시간을 소박하게 가져볼까 합니다. 혁신학교 지원센터의 선생님께서 전체 연수의 첫 시간에 당부한 아래의 내용처럼,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가장 바라는 것은 우리가 만나는 교실이 서로에게 편하고 안전한 공간이 되는 것이에요"라고 말하려고 합니다.
교사들이 워크숍을 할 때, '이것을 하면 안 된다' 세세하게 정하지 않고, 누가 손을 들었다고 사탕을 주거나 발표 횟수로 점수를 주지 않고, 집중의 박수를 짝짝짝 치지는 않지요. 수업에서도 교사가 아이들을 어른으로 대접하고 먼저 신뢰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선택한 책을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는 4명 내외의 '독서 모둠'으로 자리를 배치하려고 해요. 모둠활동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서로의 배움에 책임감도 갖게 하기 위해서, 최소한 한 달 이상 함께 앉아야겠지요. 물론 모둠구성이 만족스럽지 않는 아이도 있겠지만, '누구와 앉더라도 배울 수 있는 사람, 먼저 옆 사람에게 말을 걸어주는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담임을 할 때 학급 아이들에게도 자주 하는 말이지만, 모두에게 친한 친구는 못 되어도 좋은 친구는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수의 강사님 한 분이 소개해준 '딸을 위한 시'를 모둠에 한 장씩 나눠주고 느낀 점을 말하게 할 생각입니다. 시에서 '관찰'이란 단어를 비워놓고 어떤 단어가 들어갈지 추리해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서로의 잘난 점보다 부족한 점이 보려하고 그것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좋은 친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둠의 리더가 없어도, 모둠별 점수나 경쟁이 없이도 아이들이 배움에 들어올 수 있게 유혹(?)하는 교육과정 재구성과 매력적인 수업 디자인이 필요하겠지요. 이번 학기도 시행착오와 좌절하며 속으로 울음을 삼키는 순간이 많겠지만, 세상에서 '인간관계'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