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8월 이야기 (3)
지난 8월 16일, 개학하는 날 오후에 바로 학년수업연구회를 했습니다. '혁신학교는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달라야할까?'에 대한 부담이 저의 어깨를 조금 누르고 있어서, 개학이 다가오면서 어떤 주제와 방식으로 선생님들이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개학 하루 전날에야(^^;) 아래 사진처럼, '교사가 어떨 때 친절하고 어떨 때 단호해야 할까요?', '그 상황에서 교사는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면 좋을까요?'라는 두 가지 질문만을 준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수업도 너무 많은 내용과 활동 속에 장치나 조건을 준비하면 오히려 수업에 깊이가 없어지고 교사가 의도한 대로만 밋밋하게 끝나기 쉽지요. 그래서 교사 워크숍도 이 시기에 꼭 필요한 핵심 질문만을 던지고, 선생님들이 자유롭게 여유있게 토의하면 '무언가 의미 있는'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믿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학교의 문제상황과 해결방안에 관한 토의는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교사에게 필요한 말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공유했습니다. 학교공동체의 논의를 거쳐 만든 수업규칙과 학생 생활규정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은 것들이 꽤 있지요. 그렇다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거나 처벌을 강하게 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알지만 지키지 않는 행동에 대해, 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교사들의 경계 세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학기 첫 학년수업연구회는 학생들의 귀에 바로 들리는 교사의 말과 눈에 직접 보이는 교사의 행동으로, 어떻게 경계를 세워 나갈지를 토의해서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의 상황인식과 구체적인 말과 행동에 대한 제안이 조금 차이 나기도 했지만, 그 속에 담긴 서로의 생각을 듣고 모든 말과 행동을 다 적어서 발표하고 공유했습니다. 군대나 대기업도 아니고, 선생님들의 조금씩 다른 생각과 행동이 교육활동의 모습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의 철학이나 비전과 교육목표에 상반되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런 의미로 이번 워크숍의 주제에도 '친절함과 엄격함' 두 가지를 함께 넣었고 엄격한 경우에도 학생의 문제행동을 이해하고 돕는 목적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성급하게 하나의 정답을 정해서 교사와 학생들을 몰아붙이는 것이 아닐까요? 학교마다 교사마다 다른 색깔로,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저마다 다른 말과 행동으로 빛나는 존재가 되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예전에 아이들과도 '우리 학급에 필요한 말과 행동'을 한 명씩 적어서 발표하고 교실 창문에 한 달간 붙여놓고 계속 상기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긍정적인 관계 맺기가 일상적으로 일어나야 학교가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 문화가 중요한 것이고, 문화는 말과 행동을 통해 드러나고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학생과 교사들이 서로가 듣고 싶은 말, 보고 싶은 행동을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해서 실천에 옮기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