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만난 계엄 7
퇴근길 도로 옆 화단 속에서
작전 중인 비둘기떼를 본다
12월 칼날 같은 바람을 버티며
거칠고 억센 잎사귀를 뜯어 먹는 비둘기들
한 녀석은 보초를 서며 좌우를 살핀다
매일매일이 계엄인 비둘기들
엄하게 경계해야 죽지 않는 생명들
계엄령이 해제된 거리에서 사람들은
핸드폰을 쥐고 버스를 기다리며
비둘기처럼 두리번거린다
굶어 죽는 사람 얼어 죽는 사람 없는 거리에서
장갑차에 치이고 손발이 묶여 납치되지 않고
오늘은 집에 간다
따뜻한 저녁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간다
- 12.3 내란 사태를 잊지 않기 위해 쓰고 있는 '다시 만난 계엄' 일곱 번째 연작시입니다. 그래도 다들 이렇게 살아남아서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