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9월 이야기 (2)
<일로 만난 사이> 2부 이야기를 더 해볼까 해요. 일하러 가는 차 안에서 차승원이 유재석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차승원 : 이게 말이라는 게 많이 하다 보면 실수하게 돼요.
유재석 : (격한 공감의 웃음)
차승원 : 말은 적게 할수록 좋은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자기를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 게
유재석 : 아니, 아니야. 형
차승원 :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데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유재석은) 제가 생각하는 일관적인 사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한 번 '유재석 말 실수'로 검색해봤습니다. 정말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말 실수가 없더군요. 무한도전에서 멤버들의 음주운전이나 방송 사고를 리더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 한 것이나, 방송에서 단어나 이름을 혼동한 실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승원이 유재석을 가장 일관적인 사람을 평가했나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유재석에겐 있고 다른 일반인이나 정치인, 교사들에게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편집'입니다. '유재석 생방송 실수'로 검색해도 결과가 안 나오고, 유재석이 SNS를 일체 안 하는 것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말실수를 안 할 수는 없지요. 우리가 모르는 실수를 '편집'할 수 있다는,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부럽습니다.
교사도 어떻게 보면 반쯤은 '공인'이라 말과 행동의 작은 실수가 큰 사건을 만들기도 하지요. 단순한 실수나 치기 혹은 오해라고 변명하고 싶겠지만, 결국 자신이 뱉은 말과 글 때문에 곤혹을 치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학생에게 농담으로 던진 말이 상처를 준 적도 있어서 계속 불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학생은 그냥 넘겼을 수도 있지만, 저는 저의 실수를 아니까 쉽게 잊혀지지 않더군요. 이 블로그에 적은 글들을 다시 보며 얼굴이 화끈거릴 때도 있고요.
유재석에게 배울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는 프로그램의 '메인 MC' 자리를 권력으로 사용하지 않는모습을 보였습니다. 골고루 모든 출연자들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거나 자신이 먼저 망가져서 새로운 웃음의 길을 만드는 역할을 할 뿐이었지요.
자신의 말과 글을 권력으로 사용하면 분명히 오버하게 되어있고, 자기 성찰의 자리는 좁아집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을 비판하더라도 그 말이 그대로 자신을 겨누는 날카로운 화살촉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하고 싶습니다. 교사가 가진 권력은 야트막한 뒷산 정도지만 아이나 학부모들에게는 백두산 정도일수도 있으니까요.
광기 가득한 뉴스를 쏟아내는 언론을 보며 답답한 마음이 에베레스트만 하지만, 저는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기 위해 말 자체를 줄이자', '쓸데없이 SNS 하지 말자'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