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해외 학술대회 논문 제1저자 뉴스를 읽다가
고3 담임할 때가 떠올랐습니다.
농어촌 고등학교에서 만났던
교수 아빠, 판사 엄마를 두지 못한 아이들은
교내 과제탐구를 하며 부딪혔던 어려움이나
수업에서 모둠활동을 할 때나 합창대회를 준비할 때 느꼈던 것을
쓰기 위해 밤새워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교사랍시고 그런 아이들의 글을 두고 진정성이 없다 식상하다
나무랐던 저의 목소리가 아이들의 가슴을 후벼파지는 않았나
돌아봅니다.
부모의 전화 한 통으로 최고 국립대의 실험실을 자유롭게 쓰던 아이가
창 밖으로 내려다본 풍경은 어땠을까요?
교사랍시고 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여기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다
더 노력하면 저기 보이는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연구실에서 실험할 수 있어
라고 떠드는 모습을 내려다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건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상하의 문제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자기소개서 속에 숨어있는 부모소개서를 찢고 싶습니다.
부모소개서가 아니라 자기소개서입니다.
부모의 재력과 직접적인 도움 없이
학교에서 배우고 성장한 아이들이
자기소개서 한 줄 한 줄에 땀과 눈물이 녹아있는 아이들이
진정한 우리의 미래라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