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SM 지수 테스트> 소개
아래는 '나는 아름답게 나이 들고 있는가?'를 아는 데 도움을 주는 <RSM 지수 테스트>이다. 1~10번 중 몇 개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는지 체크해 보자.
1) 조용한 방에서 혼자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한다.
2)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불편하다.
3)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하다.
4) 내게 잘해주는 사람도 좋지만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이 더 좋다.
5) 부자한테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시민을 돕는 데 찬성한다.
6) 화력발전과 핵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전기 요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
7)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려고 배달 음식 주문을 삼간다.
8) 외모를 꾸미는 데 돈 쓰기를 주저한다.
9) 기도를 들어주는 신은 없다고 생각하고 구원, 영생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10) 지성을 뽐내는 사람은 부러워하지만 돈과 권력을 자랑하는 사람은 경멸한다.
'그렇다'가 8개 이상은 <RSM 지수>가 매우 높음, 6~7개는 약간 높음, 4~5개는 약간 낮음, 3개 이하는 매우 낮음이다. 그럼 <RSM 지수>를 소개한다.
바로~ '유시민(Ryu Si Min) 작가'와 비슷한 정도를 알아보는 테스트이다. (큰 기대를 했다면 죄송...) 위의 내용은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 유시민 작가가 자신에 관해 서술한 부분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유시민 작가를 모델로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에 관해 말하고 싶어서 미끼를 던져봤다.
나는 '7번'을 제외하고 9개가 일치했다. ( 한 시간에 한 번 이상 냉장고 문을 여는 두 아들이 있어 어쩔 수 없다. ㅠ.ㅠ ) 그래도 '유시민 지수'가 매우 높아서, 기분이 좋았다. 나도 '진보적 작가로서 여생을 보내볼까' 하는 달콤한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내용을 읽고, 그 꿈은 풍선처럼 터지고 말았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나는 안다. 그러면 나를 아는 것인가? 아니다. 나를 온전히 알려면 인간의 본성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발 딛고 선 물질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우주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입자가 어떻게 생명과 의식을 만들어내는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왜 이런 방식으로 사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를 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젊은 시절의 투사 유시민, 정치인 유시민보다 전업 작가로 살고 있는 노년의 유시민이 훨씬 좋다.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쓴 책들이 다 좋고,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가 베스트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문학적 탐구를 넘어, '나는 무엇인가'라는 자연과학적 탐구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시민 지수'가 높을수록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 멋대로 내려본다.
60이 넘은 서울대 출신의 지식인, 장관과 TV 토론 진행자까지 역임한 유명인의 겸손한 태도를 보면서 긍정적 자극을 받게 된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사람은 게으르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유시민은 자신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하게 공부하고, 오류를 시정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통찰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는 언어로 전하고 있다. 얼마 전 <매불쇼>에서 한 말도 큰 위안이 되었다.
"사람은 대게 잠깐 쓰이는 존재다. 역사에서 아무리 뛰어나고 의지가 굳고 심성이 훌륭한 사람도 오랫동안 계속 쓰이기 어렵다. 잠시 쓰이면 그걸로 만족하면 좋다."
국민의 지지와 상관없이 과욕을 부리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인간은 한 번씩은 다 제대로 쓰일 때가 있다.' 그것이 국가이든, 직장이든, 가정이든.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인 것 같다. 부질없는 욕심도, 조바심도 경계하면서, 나도 '내가 누구인가, 내가 무엇인지' 계속 질문하면서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