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단한 삶> 첫 번째 읽기
교사로서 맞이하는 스물네 번째 봄이 다가온다. 2월도 벌써 중순. 이제는 몸과 마음을 다잡고 '현장 투입'을 위해 낙하산을 고쳐 매야 한다. 무엇보다 2월에 어떤 책을 읽느냐가 1년을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읽을 책을 잔뜩 빌려왔다.
제일 먼저 읽은 책은 <단단한 삶>, 부제는 '나답게 자립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이다. 도쿄대 인문학 교수인 야스토미 아유무가 쓴 책인데, '의존과 자립'에 관한 내용을 검색하다 발견했다. 책을 읽으며 올해 나의 교직 키워드를 '서로 의존하며 자립하는 사람 되기'로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 내가 만나는 학생과 동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저자는 '자립한 사람은 혼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곤란하면 언제든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고, 그러한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견해는 저자의 처절한 경험에서 온 것이라 더욱 설득력이 있다. 자신을 지배해 온 어머니와 절연하고, 종속 관계를 강요하는 아내와 헤어지면서 얻게 된 깨달음을 진솔하게 밝히면서 다양한 명제로 정리하여 제시한다.
자립한 존재끼리 서로 의존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존중'이 중요하다. '상대가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라는 것이 야스토미가 말하는 존중이다. 반대로 '혼자서 상대에 관해서 자기 마음대로 상을 만들어 강요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이용하려는 이기적인 행동이다.
헤겔은 인간이 세 가지 지평에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종교, 사상, 인종 등에 관계없이 생명을 지닌 존재로서 존중받는 보편성,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개성을 지닌 존재로서 존중받는 개별성, 보편성과 특수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경험과 선택을 통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특수성이다.
모든 교사는 아이들의 인권인 보편성을 존중한다. 또한 성장하면서 형성되는 저마다의 성격, 취향, 가치관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나만의 철학' 같은 한 개인이 가지는 고유한 정체성은 큰 관심이 없고, 때론 '아직 어린데 무슨 철학?' 하면서 무시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상대의 진짜 모습, 진짜 생각, 진짜 감각을 탐구하는 것이 서로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대등하다는 말의 의미이다. 여기에서 나는 바로 반성 모드로 들어갔다. 한 아이와 개별적으로 상담할 때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꿈이나 고민은 물었지만 '다른 사람과 다른 너만의 모습은 뭐니?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뭐야?' 하고 묻지 못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 할까? 야스토미는 '창조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부 사람은 어릴 때 받아들여진 경험만을 갖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 사람은 그러한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양쪽 경험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받아들여진 경험만을 갖고 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상을 강요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 이러한 태도를 '창조적 태도'라고 부르겠습니다."
창조적 태도의 반대는 파괴적 태도다. '너는 이런 모습의 사람이 되어야 해'라고 강요하는 태도이다. 이런 태도를 갖게 된 것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파괴적인 태도를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강요받은 사람은 늘 불안하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한다. 때로는 죄책감과 공포를 느끼며 폭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인간은 창조적, 파괴적 태도를 다 가지고 있다. 이것을 '갈등의 태도'라고 하는데, 문제는 파괴적 태도가 강한 사람은 학교나 사회에서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고 공동체를 약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는 파괴적 태도를 지닌 아이가 갈등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창조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하고,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지지하면 좋겠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 그 아이도 '선생님들은 다 똑같아'라는 편견을 버리고, 자기를 존중하는 교사를 유일무이한 존재로 대하기 시작할 것이다.
창조적 태도를 지닌 존재가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의존'이고, 이렇게 의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과정이 '자립'이다. 그리고 서로의 진짜 모습을 늘 탐구하고 자기가 만든 상을 강요하지 않는 관계의 사람이 '친구'이라고 한다. 그래서 올해 나의 두 번째 키워드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낼 필요 없이 진정한 벗들과 자유롭게 놀기'가 되었다. 다음 글에서는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